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둔 주부 김태은 씨(38·서울 강남구 압구정동)는 또래보다 몸집이 작은 아들이 땀을 많이 흘려 걱정이다.
김 씨의 아들은 반에서 두 번째로 키가 작다. 뼈대도 가늘고 마른 편. 처음에 김 씨는 아들이 단순히 더위 때문에 땀을 흘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또래 아이들보다 성장이 더디고 허약한 모습을 보면서 건강상의 문제가 있지 않나 의심하기 시작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땀에는 수분과 염분 외에도 철, 마그네슘 같은 무기질과 지방산이 포함돼 있다. 땀을 많이 흘린다는 건 이런 영양분이 몸에서 과도하게 빠져나간다는 의미.
이 같은 현상을 한의학에서는 ‘진액(津液)이 샌다’고 표현한다. 특히 성장기의 아이들이 이런 증상을 겪으면 키가 잘 자라지 않거나 내장기관, 뼈 등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고 본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기초체온이 높기 때문에 땀이 많이 나는 편이다. 하지만 손, 발, 머리 등 특정 부위에서 유난히 땀이 많이 나거나 손발이 차다면 치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땀을 많이 흘리면서 자주 체하거나 배탈 설사가 잦을 때, 입 냄새가 심할 때는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 병원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 짜증을 잘 내거나 편식이 심한 경우, 음식을 입에 물고 삼키지 않는 등 음식을 거부하는 행동을 보일 경우도 치료를 받는 게 도움이 된다.
성장장애 치료전문 편강한의원의 정성미 원장은 “소화기계통이나 폐의 기능이 약해져 전체적인 호흡기능이 떨어지면 비정상적으로 땀을 흘릴 수 있다”면서 “한곳에 치우친 열이 몸 전체에 골고루 퍼지도록 돕고, 증상에 따라 소화기나 폐를 보강하면 이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는 감기에 걸릴 위험이 높다. 땀이 남과 동시에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옷을 여러 번 갈아입거나 땀을 자주 닦아주면 감기에 걸릴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정 원장은 “밥을 먹는 동안 땀을 많이 흘린다면 소화기 계통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소화기를 보강해주는 음식이나 약물 등을 활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