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조루치료제 ‘프릴리지’ 국내상륙

  • 입력 2009년 8월 3일 02시 55분


“말초신경 아닌 중추신경에 원인” 주목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지난달 29일 먹는 조루치료제 ‘프릴리지’의 국내 시판을 허용하면서 과거 여러 가지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지 못했던 남성들 사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 치료제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말초신경의 과민성을 둔하게 하는 기존 방법과는 달리 중추신경 내 신경전달물질이라는 좀 더 근본적인 경로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조루의 원인은 크게 말초신경과 중추신경 두 가지로 나뉜다. 기존 치료방법은 말초신경이 지나치게 예민한 것을 조루의 원인으로 보고 말초신경을 무디게 하는 데 초점을 뒀다. 스프레이, 젤, 연고 국소마취제를 직접 발라 과민도를 낮춤으로써 사정을 지연시키는 것. 그러나 효과가 길지 않고 피부과민반응을 일으키는 부작용이 있다. 조루 치료 방법과 관련해 중추신경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서구 국가들은 환자에게 수술을 별로 권하지 않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음경배부신경차단술 등 말초신경 시술이 유행했다. 그러나 조루는 말초신경보다 중추신경과 더 연관이 깊다. 사정은 중추신경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차단되는 순간 이뤄진다. 조루 환자의 경우 이 세로토닌이 성관계 시작 후 단시간에 차단되는 것이 문제였던 것. 이 약은 세로토닌을 신체 안에 오래 머물도록 해 사정을 지연시키는 셈이다. 프릴리지를 출시하는 한국얀센은 한국을 포함해 143개국에서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3상 임상시험에서 사정까지 걸리는 시간이 약 복용 전 평균 0.9분에서 복용 후 3.5분으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루치료제에 대한 지나친 기대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2006년 국내 임상시험을 진행했던 안태영 서울아산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환자에 따라 구토, 기절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2005년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안전성 결과가 확실하지 않다는 이유로 먹는 조루치료제의 승인을 거부한 바 있다.

(도움말=두진경 어비뇨기과 원장)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