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대답은 “예습 복습 열심히 하고 학원은 다니지 않았어요”라는 대학 수석 합격자의 말과 비슷하다. 모범답안이다. 일반인들은 “뭔가 다른 게 있을거야…”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말간 피부, 아기 같은…
잘 자고 물 많이 마시면 끝?
피부재생력 사람마다 달라 의료진과 충분한 협의 거쳐야
모든 여성은 아기처럼 뽀얗고 투명한 피부를 원한다. 그러나 20대 때 화장으로 가릴 수 있었던 잡티와 주근깨는 30대에 접어들면서 점점 늘어난다. 출산 후 기미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화장품을 바르는 것만으로는 한계를 느낄 때 ‘옛날 허물을 벗고 새살이 돋는다’는 박피 광고에 눈길이 간다. 그러나 최근 페놀 박피술로 얼굴에 돌이킬 수 없는 깊은 화상상처를 입은 여성의 사례를 접하고 보니 덜컥 겁이 난다. 어떻게 하면 안전한 박피술을 받을 수 있을까.
○ 강도와 깊이에 따라 다른 박피술
피부는 재생능력이 있어서 스스로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같은 보습성분을 만들어낸다. 이런 자연능력을 배로 늘려 세포재생이 잘되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박피다. 기계로 피부를 미세하게 갈아내거나 레이저로 열자극을 주는 것이 그 예다. 또 피부 표면은 보통 pH 5.5∼6.0인데 산도가 5.5 이하로 약산성일 경우 재생이 더 잘 된다는 점에 착안해 화학약품으로 산도를 낮춰주는 박피도 있다. 박피술을 받은 후 얼굴이 따끔거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박피를 하는 강도와 깊이에 따라 표층 박피, 중층 박피, 심부 박피로 나뉜다. 레이저로 시술하는 박피는 표층에서 중층 2분의 1 지점까지 도달한다. 치료하고자 하는 목표가 피부결인지 색소인지 흉터인지에 따라 적절한 방법과 강도가 정해진다.
간혹 ‘박피를 자주 하면 피부가 노인처럼 얇아진다’는 속설이 있는데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젊은 사람의 각질층은 얇고 표피는 두꺼운 반면 나이가 들면 각질층은 두꺼워지고 표피는 얇아진다. 박피를 하게 되면 각질층이 얇아져 광선 투과율이 증가하기 때문에 얇아 보이는 것이다.
박피로 효과를 보려면 환자 본인의 피부도 재생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상처가 났을 때 빨리 아물지 않는 사람은 박피를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재생능력이 떨어질 경우 다른 사람과 똑같은 강도의 박피술을 받아도 자극이 심해 부작용이 일어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 페놀 박피는 한국인에게 부작용 많아
최근 페놀 박피술의 부작용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페놀 박피 자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다. 페놀 박피술은 1960년대부터 개발된 방법으로 미국에서는 입가나 눈가에 깊은 주름이 있을 때 페놀이 효과가 좋다며 치료에 사용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인의 피부는 미국인에 비해 재생력이 떨어지고 흉터가 잘 생긴다는 점 때문에 페놀 박피는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지적한다.
레이저는 피부 중층까지만 도달하기 때문에 여러 번 시술로도 기대만큼 효과를 못 거둘 수 있다. 이런 환자들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효과가 더 빠른 치료법을 찾게 된다. 페놀 박피 때 환자의 얼굴에 바르는 용액은 페놀과 ‘파두’라는 식물에서 추출한 기름이 배합된 물질이다. 현재 페놀 박피만이 심부 박피로 분류된다. 최근 서울 강남지역 피부과를 중심으로 심부 박피가 효과가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페놀 박피를 시술하는 곳이 적지 않다.
페놀이 무서운 점은 독극물의 일종이기 때문에 혈관을 따라서 심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페놀 사용에 관대한 미국 의료계도 얼굴 전체에 도포하지 않고 눈가 아래나 입가에 부분적으로만 사용한다. 또 피부 재생능력은 얼굴 부위마다 다르기 때문에 피부에 바르는 농도와 관련해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야 한다. 털이 많은 부분은 재생력이 좋고 털이 적은 부분은 재생력이 떨어진다. 얼굴로 따지면 양쪽 눈의 동공 사이는 재생력이 떨어지고 동공 바깥쪽 볼은 재생력이 좋은 편이다.
(도움말=황은주 클라리파피부과 원장)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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