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C ‘540초 우주여행’ 총지휘

  • 입력 2009년 8월 25일 03시 06분


나로호 발사를 하루 앞둔 24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센터 연구원들이 다음 날 발사에 대비해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사진공동취재단
나로호 발사를 하루 앞둔 24일 전남 고흥군 봉래면 나로우주센터 발사통제센터 연구원들이 다음 날 발사에 대비해 최종 리허설을 하고 있다. 나로우주센터=사진공동취재단
연구원 25명외 출입통제 ‘비밀 성지’

발사 20분전 카운트다운 최종 결정

“나로호 연료 주입 완료, 연료 탱크 이상 무, 발사체 이상 없습니다.”

“좋습니다. 지금부터 나로호 발사를 위한 자동 카운트다운을 시작하겠습니다.”

25일 오후 4시 45분 나로우주센터 발사지휘센터(MDC)는 이처럼 긴박하게 움직이며 나로호의 ‘540초 우주여행’을 총지휘하게 된다. 관계자 외에는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비밀의 성지’ MDC. 발사 20분을 남기고는 휴대전화마저 차단된다. 나로호 발사 전과 후, 이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까.

나로우주센터 정문에서 발사대가 있는 마치산(해발 380m) 중턱을 향해 올라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발사통제동이 눈에 들어온다. 발사 전 나로호의 최종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마지막 발사 명령을 내리는 MDC는 이 건물 1층에 있다. 나로호 발사가 실시간으로 중계될 때 TV 화면에 등장하는 통제실이 바로 여기다.

MDC 중앙 전면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모니터가 걸려 있다. 모니터에는 한반도 주변 기상도와 발사장 주변 모습이 실시간으로 잡힌다. 발사를 기다리며 하늘을 향해 우뚝 솟은 나로호 전체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모니터 왼쪽엔 카운트다운을 알리는 전광판에서 디지털 시계가 1초씩 줄어들며 이륙까지 남은 시간을 알린다. MDC의 수장(首長)은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계사업단장. 조 단장은 항우연 측 연구원 24명을 이끌고 나로호의 발사를 책임진다. 발사 20분 전 나로호를 발사할지(Go), 발사하지 않을지(No-go) 최종 결정을 내리는 이도 조 단장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과 달리 조 단장의 책상엔 발사 카운트다운을 시작하는 버튼이 없다. 연구원들 책상엔 모니터뿐이다. 나로호에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버튼을 누르는’ 일은 로비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있는 발사체통제센터(LCC)의 몫이다. 이곳에선 러시아 측 연구원 50명과 항우연 연구원 50명이 일대일로 조를 이뤄 MDC의 결정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발사 작업을 진행한다.

LCC는 1.8km 떨어져 있는 나로호에 원격으로 명령을 내린다. 발사 4시간 전 발사대 주변에선 모든 인력이 철수하고 그때부터 나로호는 원격으로 지시를 받는다. LCC가 원격으로 조종하는 임무만 모두 273개에 이른다. MDC와 LCC를 한 건물에 있도록 설계한 경우는 나로우주센터가 세계에서 처음이다. LCC는 발사체에 연료를 주입하는 등 직접적인 임무를 맡는 만큼 발사장 가까이에 있는 편이 유리하다. 하지만 나로우주센터는 한국의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발사대에서 1.8km나 떨어진 곳에 LCC를 만들었다. 덕분에 안전사고의 위험도 대폭 줄었다.

나로우주센터=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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