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미국 제조업체 '퍼시픽 쇼어 홀딩스'(Pacific Shore Holdings)는 식욕을 억제하고 지방과 탄수화물 분해를 돕는 효과가 있는 버너밤을 출시했다.
이 업체는 버너밤을 입술에 바르면 운동이나 식이요법 없이도 몸무게를 3~5kg 가량 감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격은 개당 4.95파운드(약 1만원).
버너밤을 개발한 의사 앨런 커츠는 식욕 억제를 돕기 위해 남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 서식하는 선인장의 일종인 후디아 추출물을 주 원료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후디아는 부시맨들이 장기간 사냥을 떠날 때 배고픔을 이겨내기 위해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이어트 보조제로 각광받고 있는 식물. 물질 대사를 활발히 해주는 녹차, 지방 분해를 돕는 피콜린산 크롬도 원료에 포함됐다.
그는 "사무실 곳곳에 케이크와 쿠키가 있지만 '버너밤'을 바르면 먹고 싶은 생각이 싹 사라진다"며 실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NBC '투데이 쇼'에 출연한 한 여성은 버너밤을 바르고 식사량이 반으로 줄었다는 체험담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버너밤의 효과가 입증된 것이 없다고 지적한다.
영국 국가비만포럼(National Obesity Forum)의 탐 프라이는 버너밤이 상술일 뿐이라며 "후디아와 녹차가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섭취가 아닌 소량을 입술에 바르는 것만으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영양학자 엘리자베스 바이히셀바움은 "생활습관의 변화 없이 체중 감량이 가능하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일축했다.
김아연 기자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