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의 페어링 분리 실패와 관련해 국내 항공우주 전문가들은 “작은 실패에 흔들리지 말고 우주 개발을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승조 한국항공우주학회장은 26일 “운좋게 성공하는 것보다 예측하지 못한 실패를 통해 얻는 것이 더 크다”며 “이번에는 액체로켓에만 너무 많은 신경을 쓰다 보니 상대적으로 간단한 페어링 분리기술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발사 전부터 엔진과 연소시험 등 주위의 의혹에 휘둘리며 발사 전반을 균형 있게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위성이 궤도에 오르지 못한 것이 실패가 아니라 이로 인해 우주개발이 위축되거나 기술을 습득한 연구원들이 그만두게 되면 그것이 진정한 실패”라고 강조했다.
이경태 세종대 기계항공우주공학부 교수(전 삼성항공우주연구소장)는 “비록 완전한 성공은 아니지만 이번 발사를 통해 한국도 우주개발 목표를 갖고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사실을 국제적으로 알려 위상을 높였다”며 “앞으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진정한 자력 발사와 발사체 개발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내에는 대형 로켓을 자체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설비조차 없다”며 “발사 실패로 우주개발을 지연하거나 절반의 성공에 희희낙락하지 말고 효과적인 투자로 다음 단계를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