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발사는 성공인가 실패인가.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5일 발사 후 ‘부분 성공’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26일 교과부가 ‘페어링 분리가 안돼 위성이 궤도 진입도 하지 못하고 낙하한 것’으로 발표하자 이번 발사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한 전문가는 “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려놓는 최종 목적에 실패한 만큼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실망스러운 발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일부분은 성공했다고 봐야 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나로호의 목적은 기술 획득과 발사 경험을 얻는 것”이라며 “애초 목표의 80∼90%는 달성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세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절반의 성공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다만 성공은 러시아의 몫”이라고 했다.
앞으로 위성의 궤도 진입 실패를 놓고 한국과 러시아 간의 책임 공방도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일단 페어링을 제작한 한국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중현 교과부 제2차관은 “발사와 관련된 총괄책임은 러시아에 있다”며 앞으로 두 나라의 공동 조사 과정에서 결정될 문제라고 밝혔다. 러시아 책임으로 결론 나면 나로호를 한 번 더 발사할 수 있게 된다.
한편 페어링 분리 실패에 따라 내년 5월로 예정된 두 번째 나로호 발사가 다소 늦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6일 발사된 것과 같은 모델인 두 번째 나로호는 이미 완성돼 발사체는 러시아에, 위성은 한국에 보관돼 있다. 일단 정부는 내년 5월 2차 발사를 차질 없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교수는 “발사 일정에 쫓길 필요가 없다”며 “완벽한 상태에서 두 번째 나로호를 발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