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취”하다 찔금… ‘몸속 밸브’가 이상해요!

  • 입력 2009년 8월 31일 02시 57분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지면 대변이 새는 부작용만 생기는 게 아니다.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기도 하므로 정확한 원인 검사가 필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괄약근의 조이는 힘이 약해지면 대변이 새는 부작용만 생기는 게 아니다. 위 속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해 역류성 식도염을 유발하기도 하므로 정확한 원인 검사가 필요하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식도-항문-요도’ 괄약근 이상 증세

요실금, 수축-이완운동 효과
변실금은 바로 병원 찾아야

중소기업에 다니는 회사원 김모 씨(45)는 종종 가슴이 화끈거리거나 뜨거운 듯 확 달아오르는 불쾌한 통증을 느낀다. 내시경 검사 결과 역류식도염 진단을 받았다. 50대 후반의 주부 이모 씨는 3년 전부터 대변을 참지 못해 가족 몰래 변이 묻은 속옷 빨래를 해야 했다. 최근에는 기저귀까지 차고 있다. 혹시 자신의 몸에서 냄새가 나지는 않을까 늘 노심초사한다.

김 씨와 이 씨의 증상은 서로 관련 없어 보이지만 ‘괄약근 이상’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괄약근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인체 특정 부분을 열고 닫는 데 관여하는 고리모양의 근육으로 식도괄약근, 항문괄약근, 요도괄약근 3곳이 중요하다. ○ 가슴이 타는 듯하고 속이 쓰려요

식도와 위 사이에 있는 하부식도괄약근은 음식을 먹거나 트림을 할 때에만 열려야 하는데 조이는 힘이 느슨해지면 위 속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한다. 역류한 위산이 식도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면 역류식도염이 생긴다. 위식도 역류질환은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서구화되면서 환자가 늘고 있는 추세다. 기름진 음식, 과식, 음주, 흡연, 야식, 비만, 식후 바로 눕는 습관이 증상을 악화시킨다.

이 질환이 생기면 목에 무언가 걸려있는 느낌이나 가슴이 타는 듯한 통증을 느낀다. 위산이 식도를 지나 기도까지 넘어오면 목이 쉬거나 만성 기침이 생길 수 있고 후두염, 천식이 생기기도 한다. ○ 변이 나오는 것을 참지 못해요

항문괄약근에 이상이 있으면 변실금이 생긴다. 대변이 나오는 것을 느끼지 못하거나 변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참지 못하는 증상이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분만 손상, 직장 항문수술, 외상으로 인한 괄약근 손상이 가장 많다.

적어도 한 달 이상 반복적으로 된변, 무른변, 방귀 등이 조절되지 않고 나오면 변실금으로 진단할 수 있다. 노인이나 항문 기능이 떨어지는 사람에게서 잘 나타나고 남성보다 여성에게 많다. 변실금은 수치심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증상이 지속되면 괄약근 기능이 더 나빠지므로 바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배변 습관이 지나치게 불규칙하면 변실금이 생길 수 있다. 다이어트용 관장약을 복용하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관장약은 변이 보관되는 기관인 직장을 인위적으로 자극하는 것으로 습관적으로 관장을 하면 직장 스스로 변을 배출하는 능력을 떨어뜨리거나 변실금 발생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 재채기를 할 때 소변이 새요

요실금 역시 괄약근 이상으로 생긴다. 가장 흔한 것은 복압요실금으로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을 때 자신도 모르게 오줌이 새어나오는 것이다. 임신, 자연분만, 자궁절제 수술 등으로 인해 생기는데 방광, 요도, 자궁 등 골반 내 장기를 받치는 골반저근이 느슨해지고 요도괄약근의 조임을 조절하는 신경이 손상되면서 방광과 요도가 아래로 처져 요도괄약근이 약해지면서 나타난다.

비만인 사람은 지방이 쌓이고 과다한 체중으로 복압이 증가해 방광이 더 잘 처지게 된다. 항문 부위의 괄약근을 조이고 풀기를 반복하는 운동을 해주면 요실금 예방에 좋다. 변비를 예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비에비스 나무병원 홍성수 소화기내과 전문의, 박인자 외과 전문의,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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