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진한 하늘다람쥐 새엄마 품에서 ^^

  • 입력 2009년 10월 14일 02시 57분


멸종위기2급 천연기념물
오대산서 등산객에 발견
보호단이 새 어미 찾아줘

7일 강원 평창군 오대산 월정사 인근을 지나던 한 등산객이 전나무 아래에서 웅크리고 있는 작은 동물 두 마리를 발견했다. 그 중 한 마리는 추위에 몸을 심하게 떨고 있었다. 힘도 없어 보였다. 이 등산객은 국립공원관리공단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 야생동식물보호단에 이런 내용을 신고했다.

현장에 나간 보호단 직원 김남호 씨가 확인한 결과 이 동물은 ‘하늘다람쥐’였다. 개체 수가 적어 천연기념물 328호이자 멸종위기동물 2급으로 보호받아야 할 동물이다. 김 씨는 “한 마리는 건강해 보였지만 다른 한 마리는 탈진 상태로 추위에 떨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새끼 하늘다람쥐들이 겁에 질려 있고 먹이도 먹지 않아 어미에게 돌려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김 씨는 다람쥐에 붙어 있던 파리알 등 오염물질만 제거해준 뒤 미리 파악하고 있던 하늘다람쥐 서식지에 새끼를 풀어놨다. 그러나 1시간이 지나도록 어미는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김 씨는 새끼 하늘다람쥐들을 다른 ‘어른’ 하늘다람쥐에게 데려다줬다. 이 ‘어른’은 새끼 두 마리를 잠시 살피다 자신의 굴로 데리고 들어갔다. 새끼 두 마리를 ‘입양’한 셈이다. 김 씨는 “최근 근처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로 관찰한 결과 새로운 어미와 새끼 모두 건강히 잘 지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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