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에세이]오염된 실내공기의 공포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4일 03시 00분


年280만명 ‘침묵의 살인자’

날씨가 쌀쌀해지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다. 실내 공기 질 관리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특히 신종 인플루엔자A(H1N1)와 같은 호흡기 바이러스의 활동이 왕성해지는 때는 실내 공기 질에 대한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대인이 하루 중 70∼90%의 시간을 보내는 곳임에도 실내 공기 오염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실내 공기오염에 의한 사망자 수는 연간 280만 명. 실내 오염 기준 100배 이상 되는 유해환경에 노출된 사람도 10억 명 이상이다. 국내도 미세먼지 등 유해 물질로 인해 질환을 앓는 노약자와 어린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새로 지은 건물은 건축 자재 등에서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 등을 지속적으로 뿜어내기 때문에 실내 공기가 바깥 공기보다 최고 100배까지 오염될 수 있다. 낡은 건물 역시 석면과 시멘트 분진 등에 노출돼 있기는 마찬가지다.

정부는 다중이용시설이나 학교 등의 실내 공기 질을 개선하기 위해 미세먼지와 포름알데히드 등 유해물질에 대한 유지 및 관리 기준으로 ‘실내 공기 질 관리법’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현행법은 최소한의 관리 및 측정 방법만을 규정한 수준으로 여전히 많은 개선이 불가피하다.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일회성 검사가 아니라 객관적이고 상시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실내 공기 오염으로 인해 국민 건강이 나빠지지 않도록 오염물질 측정 대상과 측정 횟수를 현행법보다 확대해야 한다. 시설물에 따라 방법도 보다 구체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실내 공기 질을 항상 모니터할 수 있도록 자동관측 장비 개발과 보급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의 관심도 필요하다.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더라도 고객 만족과 직원 복지,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 자발적으로 실내 공기를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는 자세가 있어야겠다. 여기에 정부가 실내 공기 질을 좋은 상태로 유지한 시설물 소유자에게 세제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범국민 캠페인 등을 실시해 홍보하면 실내 공기 질 개선에 더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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