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용 스타킹, 멋 내고 건강 챙기고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6일 03시 00분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얇은 살색 스타킹에서 두꺼운 스타킹으로 갈아 신는 여성들이 늘어났다. 심영기 연세SK병원 원장은 “다리가 잘 붓거나 하지정맥류가 있는 여성은 의료용 스타킹만 잘 활용해도 건강과 멋을 동시에 챙길 수 있다”고 말한다. 의료용 스타킹은 겉모양은 일반 스타킹과 비슷하지만 다리에 부분적으로 압력을 줘 혈액순환을 돕는다. 잘 활용하면 다리가 날씬해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부종 정도 따라 등급별 처방 받아 사용해야
○ 부위별로 압력 달라야 ‘진짜’

의료용 스타킹은 일반 스타킹과는 달리 압력으로 눌러주는 ‘압박설계’가 된 것이 특징이다. 일반 스타킹은 한 가지 원사로만 만드는 반면 의료용 스타킹은 굵은 원사에 아주 가느다란 원사를 2, 3중으로 감은 원사와 다른 원사를 혼합해 사용한다. 또 탄력 자체도 일반 스타킹에 비해 강하고, 몇 번 신으면 흐물흐물해지는 일반 스타킹과는 달리 오래 신을 수 있다.

의료용 스타킹은 부위에 따라 압박 강도가 달라진다. 발목부터 허벅지까지 올라가면서 압력이 서서히 약해지도록 만드는데 발목에 가해지는 압력을 100이라 했을 때 무릎관절 부위는 70, 허벅지 부위는 40 정도 된다. 압력의 강도가 달라 정맥의 피를 심장까지 순환시켜 주고 림프순환을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동맥압보다는 낮고 정맥압보다는 높은 외부압박을 가해 정맥혈의 순환을 돕고 하지근육의 기능을 높여주는 것이다. 심 원장은 “의료 스타킹은 신으면 파스를 바른 것처럼 시원한 느낌이 있는데 압박설계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제품을 쓰는 경우 이런 착용감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의료용 스타킹은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등록된 ‘의료기기’이지만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스위스의 베노산, 시그바리스, 독일의 메디, 미국의 잡스트, 이탈리아의 이비치가 의학적인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의료용 스타킹은 여자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150여 년 전 유럽에서 처음 등장한 뒤 혈류순환을 목적으로 쓰이기 시작했던 것. 1848년 영국의 윌리엄 브라운이 세계 최초로 특허를 냈고, 1864년에는 스위스의 간조니사가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1990년대에 신소재 스타킹 원사가 개발되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 증상 따라 압력 강도 골라 신어야

의료용 스타킹은 압력에 따라 1∼4등급으로 분류한다. 1등급은 ‘약압’(20∼30mmHg)으로 일반 스타킹보다 5배 이상의 압력을 준다. 특히 항공사 승무원이나 백화점 매장 직원 등과 같이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군에 종사하는 경우 평상시에 착용하면 다리의 피로감을 줄이고 부기도 줄일 수 있다. 또 비행기의 좁은 좌석에 장시간 앉아 있을 때 생기는 ‘이코노미클래스증후군’ 예방에도 좋다. 다리가 잘 붓는 임산부도 쓸 수 있다.

2등급인 ‘중압’(30∼40mmHg)은 정맥류 환자, 3등급인 ‘강압’(40∼50mmHg)은 정맥혈전증이나 하지에 피로감을 자주 느끼는 사람에게 처방한다. 가장 강한 등급인 4등급(50∼60mmHg)은 심부정맥 혈전증이나 림프부종 치료에 쓴다.

심 원장은 “외국에서는 의료용 스타킹도 약을 사는 것처럼 처방전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다”며 “개인적으로 판단해 고르기보다는 부종의 정도에 따라 등급을 처방 받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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