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만료되는 교토기후변화협약(교토의정서·Kyoto Protocol) 이후의 세계 기후 질서를 결정할 덴마크 코펜하겐 유엔기후회의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제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라는 공식 명칭을 가진 이번 회의는 전 세계 192개국에서 1만5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7∼18일 코펜하겐 벨라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총리는 4일 “이번 회의에는 92개국 국가 정상이 참가할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당시에는 단 한 명의 정상도 참석하지 않았다. 정상들 대부분은 회의 막바지인 17, 18일로 예정된 정상회의에 맞춰 코펜하겐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러 가는 길에 코펜하겐에 들른다. 17, 18일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말 “코펜하겐에서 성공이 가시화되고 있다. 구속력 있는 협정을 위한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견해차가 커 구속력 있는 합의가 나올지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4개 개도국은 1일 예비모임에서 주최국 덴마크가 마련한 초안을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것”이라고 거부하고 공동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들 국가는 앞서 자국의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치를 발표했으나 그 목표치는 교토의정서 체제에서처럼 구속력이 없는 것이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 등에 앞서 선제적으로 감축 목표를 발표한 한국도 역시 자발적 감축을 바라고 있다.
회의를 앞두고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3일 영국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유엔 측이 대기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를 450ppm에 묶어 지구 기온 상승을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은 불충분하다”고 실망을 드러냈다. 그는 또 16일 코펜하겐에서 열 계획이었던 대중강연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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