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의 혁명’ 과학이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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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8일 03시 00분


옆 미끄러짐 없는 ‘카빙스키’ 보편화
원목소재 사용 강한 탄력 만들기도

능숙한 스키어는 본능적으로 스키 디자인과 재료의 특성을 이용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능숙한 스키어는 본능적으로 스키 디자인과 재료의 특성을 이용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스키와 스노보드가 인기다. 10년 전 800만 명 수준이던 국내 스키장 방문객 수가 최근엔 2000만 명을 넘어섰다. 스키를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만큼 첨단과학도 스키를 혁명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

○ 옆 미끄러짐 없는 디자인이 비결

현대 스키는 과거와 모양이 다르다. 위에서 바라보면 앞쪽이 넓고 허리 부분에서 좁아지다가 뒤쪽으로 오면서 다시 넓어진다. 이런 모습을 ‘사이드컷’이라고 부른다. 옆쪽이 깎여 있다는 의미다. 1993년 여름 엘란에서 처음 발표한 이 독특한 스키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카빙스키’라는 이름으로 통일됐다. 5년 만에 시장의 70%를 장악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 지금은 100% 카빙스키만 판매된다.

능숙한 스키어는 이런 스키 디자인을 한껏 이용한다. 초보들은 내려가면서 회전할 때 스키 바닥을 눈에 대고 미끄러지면서 회전한다. 하지만 실력이 붙으면 카빙스키의 옆에 붙은 날을 눈 속에 밀어 넣고 눈을 썰며 달려 나간다. 회전속도가 빨라 더 짜릿함을 즐길 수 있다. 이때 스키의 옆모습을 보면 완전히 둥글게 휘어져 옆으로 미끄러지지 않게 만든다.

○ 강한 탄력 만드는 첨단 소재

중급자 이상이 되면 스키나 스노보드가 가진 반발력(리바운드)도 중요해진다. 반발력을 받아 다음 회전을 준비할 수 있어야 고수 반열에 들 수 있다. 이는 스키의 재질에 따라 달라진다. 스키의 기본 틀은 ‘심재’다. 심재는 우레탄폼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나무가 가장 인기다. 두께 3mm 정도의 얇은 원목을 몇 겹씩 붙여 만든다. 스키의 중심 부분은 특히 공을 들인다. 그물망 구조의 합성수지를 나무 사이마다 겹겹이 덧댄다. 그라파이트, 카본, 케플러 등 첨단소재가 총동원된다. 나무의 부족한 장력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키의 중심부를 ‘토션박스’라고 부른다. 스키가 비틀리는 것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티타늄이나 알루미늄합금 등 금속을 덧대기도 한다. 회전할 때마다 먼저 눈 속으로 파고드는 스키 앞쪽도 다양한 소재를 겹겹이 붙여 만든다.

고가형 스키는 9∼12의 특수 소재가 들어간다. 그러나 초보자는 이런 고가 스키를 피하는 것이 좋다. 탄성이 너무 강해 나동그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이봉우 알샵 스키 테스트센터 대표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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