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우주. 드넓은 우주를 돌아다니기엔 우주선이 너무 느리다. 인간이 개발한 유인우주선 중 가장 빠른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아폴로 10호는 한 시간에 3만9895km를 날 수 있다. 그러나 이 속도로는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 센타우리(Alpha Centauri)까지 12만 년이 걸린다. 살아생전 이 별을 구경하기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인류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핵심은 우주선의 속도를 결정하는 엔진. 영국의 과학주간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최근 우주 횡단을 현실로 만들어 줄 10가지 첨단 기술을 소개했다.
○ 이온엔진, 기존 우주선의 10배속도
우주선이 추진력을 얻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식은 화학연료를 태우는 것이다. 하지만 연료 무게 때문에 속도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 그래서 등장한 방식이 이온엔진이다. 이온엔진은 화학연료 대신 전하를 띤 양이온을 뿜어내며 추진력을 얻는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연료는 크세논 가스다. 크세논 가스는 화학연료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도 추진력을 낼 수 있어 우주선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우주선에 태양전지판을 달면 여기서 발생한 전기가 크세논 가스를 이온으로 변환시키기 때문에 멀리 떨어진 별도 여행할 수 있다.
실제로 2003년 발사돼 3년 동안 임무를 수행한 유럽우주국(ESA)의 달 탐사선 스마트원(SMART-1)은 이온엔진을 달았다. 같은 해 발사된 일본의 우주 탐사선 하야부사(Hayabusa)도 이온엔진을 달았다. 하야부사는 세계 최초로 소행성의 흙을 담고 올 6월 지구에 귀환한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하고 있는 VASIMR는 이온엔진을 변형시킨 플라스마엔진을 달았다. 플라스마엔진은 연료인 수소를 수백만 도의 플라스마 상태로 달궈 분출한다. 이 우주선은 100만 도까지 온도를 올릴 수 있다. 기존 우주선보다 10배나 빠른 초속 30∼100km로 날 수 있다. 이 속도면 인간이 화성에 도착하는 데 39일이면 된다.
○ 핵엔진 달면 빛속도 10분의 1까지
핵폭탄과 핵융합 원리를 이용한 엔진도 있다. 미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은 핵폭탄의 힘을 우주선의 추진력으로 사용하는 ‘오리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핵폭탄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추진력은 이론적으로 빛의 속도의 약 10분의 1. 이 정도면 태양계에서 가장 가까운 별까지 40년 안에 갈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1960년대 핵실험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끝났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핵폭탄이 핵분열을 이용했다면 태양처럼 원자핵 몇 개가 합쳐지면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핵융합 반응을 사용하려는 시도도 있다. 1970년대 영국행성간학회는 ‘다이달러스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핵융합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우주선을 움직이는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의 물리학자 로버트 버사드는 1960년 자신의 이름을 딴 ‘버사드 램제트’를 제안했다. 우주선의 연료 무게를 줄이기 위해 우주선에 연료를 싣는 대신 우주 공간의 수소를 이온화해 바로바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 아이디어는 우주에 수소가 너무 적을 뿐만 아니라 수소를 이온화할 수 있는 장치가 수천 km나 길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떨어진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우주여행을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뭘까. 영화 ‘스타트렉’에서처럼 우주 공간의 지름길인 웜홀을 이용하거나 빛보다 빠른 속도로 시공간을 넘나드는 워프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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