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우라질, 개나리야, 시베리안 허스키' 등 표현과 무미건조한 성우의 말투로 인기를 끌고 있는 케이블채널 tvN의 '남녀탐구생활'.
남녀의 심리를 생활 속에서 잘 표현했다는 '남녀탐구생활'을 강북삼성병원이 환자와 병원 직원의 심리로 패러디해 홈페이지에 올린 '병원탐구생활'이 화제를 낳고 있다. 강북삼성병원이 지난해 11월 '품격 있는 병원 만들기' 선포식을 위해 5분 정도의 동영상을 만든 것이다.
첫 번째 편은 진료 대기표를 뽑아 기다리고 있는 환자를 바라보는 직원 버전. 환자는 직원에게 꼬치꼬치 질문을 던진다. 직원은 "이런 우라질, 역시 불평불만을 늘어놓네요. 다른 병원으로 가벼려, 완전 사이코 같아요. 하지만 병원의 이미지가 있으니 친절과 미소를 잊지 않아요"라고 속마음을 내비친다. 또 (바쁜 가운데 환자들이 전화번호 물어볼 때) "이런 개나리안, 여기가 114인 줄 알아"라고 솔직한 심정을 표현했다.
반대로 환자 버전에선 검사실에 10분 늦은 환자가 검사실 직원의 얼굴을 보면서 "검사실 직원의 얼굴 표정에 짜증이 더덕더덕 붙었네요.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짜증나는 얼굴을 보니 괜히 화가 나네요"라고 한다. 곧이어 환자는 주차장 문제를 들먹이고 검사실 직원이 고개를 숙이자 "앗 싸라비아 콜럼비아 나의 진상 포스는 어디에서나 먹혀요"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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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것에서부터 너무 다른 환자와 직원의 입장을 재조명하면서 서로에 대한 배려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병원탐구생활은 고객에게 진정으로 다가설 수 있는 계기로 삼기 위해 만들었다. 대본작업 1주, 촬영 및 편집 1주 등 병원 직원들이 주말도 반납하고 제작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에 띈 사람은 건강의학본부 고객지원팀 김명진씨(여·28). 그녀는 배우 뺨치는 표정을 보여줘 웃음을 선사했다. 시나리오를 작성한 뇌혈류검사실의 배정철 씨는 "환자와 직원들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면의 목소리를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이번 기회로 스스로를 돌아보며 솔직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남녀탐구생활을 한번도 보지 않은 교환실의 김지연 씨(여·27)가 며칠간의 연구와 연습 끝에 독특한 성우의 목소리를 재현했다.
강북삼성병원 측은 "2010년을 직원과 환자간의 소통의 벽을 허물고 품위 있는 사람들의 품격있는 병원을 만드는 원년으로 삼겠다"면서 "앞으로 병원에서는 상사와 부하직원의 생각차이, 부서간의 생각차이 등에 대한 재치 있는 메시지를 추가로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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