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 국가들의 영원한 고전이자, 마르지 않은 콘텐츠의 산실 ‘삼국지’가 책, 영화를 넘어 게임시장까지 그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 일본 코에이사의 삼국지 시리즈나 진삼국무쌍 시리즈 등 이미 게임으로도 많이 등장했지만 최근에는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더욱 더 활발한 활약을 펼치고 있으며, 장르 또한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웹게임 등 매우 다양하다. 이제는 “삼국지를 세 번 읽지 않은 사람과는 대화하지 마라”가 아니라 “삼국지 게임을 3가지 이상 모르는 사람과는 게임 얘기를 하지 마라”라는 말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 한국 시장 점령한 삼국지 게임 열풍
매년 삼국지 게임들은 끊이지 않고 등장하고 있지만 올해는 그 기세가 남다르다. KTH에서는 중국 완미시공사에서 개발한 적벽 온라인을 내놓아 돌풍을 일으키고 있으며, 위메이드에서는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으로 방향을 선회한 창천2를 내놓았다. 또한 한빛소프트에서는 삼국지천이라는 게임을 새롭게 공개할 예정이다.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웹게임 시장을 살펴보면 삼국지의 활약에 더욱 놀라게 된다. 스냅씽킹의 삼국지W, 브이티씨코리아의 병림성하 등의 타이틀을 비롯해 동양온라인의 양검삼국, 액토즈소프트의 종횡천하 등의 게임이 있으며, 최근 엠게임의 삼국영웅전, 넥슨의 열혈삼국도 등장했다.
특히, 가장 최신작인 삼국영웅전과 열혈삼국은 국내 게임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게임포털인 엠게임과 넥슨이 선정한 작품이라는 이유로 인지도가 높으며, 그만큼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국영웅전은 블루인터렉티브에서 국내 게이머들의 입맛을 고려해 만든 국산 웹게임이며, 열혈삼국은 중국에서 많은 인기를 얻은 게임이다.
또한, 모바일 시장에서도 앤소니의 삼국지 천하재패, 게임빌의 아이폰용 게임인 뱅퀴시 등 많은 삼국지 게임들이 등장하고 있어 게임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언제, 어디서든 삼국지 게임을 접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왜 삼국지에 주력하는가?
게임사들이 삼국지 소재에 매력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보편성이다. 대부분 어린시절부터 삼국지를 읽고 자랐기 때문에 삼국지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에 친숙함을 느끼며, 이는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는 효과를 낳는다. 아무리 새로운 장르의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거기에는 유비, 관우, 장비, 조조 등 친숙한 이름들이 게이머들을 반갑게 맞아주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으로의 활용성 부분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위, 촉, 오로 나뉜 삼국의 전투를 통해 최근 게임의 트렌트라고 할 수 있는 국가전과 점령전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꺼낼 수 있으며, 이야기를 이끌어가야 하는 핵심 인물들도 이미 정해져 있다.
게이머가 군주가 되어 삼국지 등장 인물들을 거느리고 타 게이머들과 영역 다툼을 벌이는 게임인 삼국영웅전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국내 웹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땅따먹기 형식의 전략 웹게임들이 삼국지를 택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또한, 새로운 세계관이라면 많은 고민을 해야 하는 복식이나 무기 체계 등 기본적인 설정들이 대부분 정형화 되어 있으며, 삼국지에 동양식 판타지를 가미한 창천2처럼 약간의 변형도 크게 무리없이 받아들여진다. 예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삼국지를 소재로 다양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왔으며, 시나리오적인 재미가 충실한 기본 세계관이 어떠한 변형에도 흔들리지 않는 충실한 뼈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 삼국지 속의 또 다른 삼국지
최근 삼국지 열풍 속을 들여다보면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삼국지에 익숙한 한, 중, 일, 삼국이 각자 다른 삼국지 게임을 내놓고 있다는 것. 즉 삼국지 속에 또 다른 삼국지가 펼쳐지고 있다.
최근 등장한 삼국지 게임들을 장르가 아닌 국가별로 정리해보면, 한국에서는 삼국영웅전, 삼국지W, 창천2, 삼국지천 등의 게임을, 중국은 적벽 온라인, 열혈삼국 등의 게임을, 일본은 삼국지 온라인, 진삼국무쌍 멀티레이드 등의 게임을 내놓았다.
이들 게임은 모두 삼국지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각각 국가의 취향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한, 중, 일, 삼국이 삼국지를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현재의 삼국지 열풍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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