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리아]R&D의 힘! 글로벌 명품신약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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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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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 42개국과 수출계약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라”

1997년 동아제약 연구팀에 하달된 특명은 간단했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팔릴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라는 것. 지시는 간단했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국내에서 개발된 신약들은 ‘시장성 부족’, ‘국내용’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었다”며 “하지만 세계시장에서 해외 대형 제약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 8년의 노력이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해외 시장에서 통하는 신약을 개발하기에 앞서 동아제약은 시장조사부터 시작했다. 국내 수요뿐만 아니라 해외 수요까지 고려한 끝에 ‘발기부전 치료제’로 큰 방향을 잡았다. 향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동아제약 연구팀의 기술력으로 개발이 가능하다는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듬해 닥친 외환위기는 첫 번째 찾아온 시련이었다. 신약 연구가 막 본궤도에 오르려 했던 1998년, 동아제약은 외환위기로 인력 감축을 실시해야만 했다. 연구진 사이에서도 “과연 몇 명이나 남게 될까”라는 불안한 말들이 오고가는 시점에서 강신호 회장이 결단을 내렸다. “신약개발은 꾸준한 지원과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 연구팀은 신경 쓰지 말고 연구를 계속해라”는 강 회장의 지시 덕분에 자이데나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고, 연구를 시작한 지 8년 만인 2005년 12월 동아제약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네 번째인 발기부전 치료제 ‘자이데나’를 선보일 수 있었다.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2006년 1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자이데나는 4년 동안 매출이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까지 동아제약은 42개국에 3억 달러 규모의 자이데나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수출이 증가하면서 최근 동아제약은 자이데나의 위조 방지용 홀로그램도 새롭게 바꿨다. 회사 측은 “국산 신약을 넘어 글로벌 신약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세계지도 모양의 홀로그램을 새롭게 넣었다”며 “앞으로 자이데나는 세계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20%의 점유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R&D 강화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

자이데나로 인정받은 동아제약의 신약 개발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동아제약은 2005년부터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한 세계적 제약사’를 비전으로 수립하고 장기 R&D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세계시장에서의 경쟁력은 결국 신약 개발 능력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따라서 상품화로 연결될 수 있는 핵심 기술과, 향후 회사의 미래를 결정지을 미래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몇 년 동안 회사의 R&D 투자 금액이 연간 30%를 넘는 증가율을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또 무작정 선진국 시장에 뛰어들기에 앞서 현재의 기술력으로도 진입이 가능한 중진국 시장을 교두보로 단계적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한다는 ‘소(小) 글로벌화 전략’도 마련했다. 이 같은 전략으로 2017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40% 까지 끌어올리고, 다국적 제약사와 겨룰 수 있는 신약 개발 능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동아제약은 “현재 10% 수준인 매출액 대비 R&D 비용을 10년 안에 15%까지 확대할 것”이라며 “장기적인 성장 전략을 서서히 밟아 나가며 세계적인 제약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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