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남극기지 건설지 ‘테라노바 만’ 최종 선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8일 03시 00분


2014년초까지 3300㎡ 규모
기후변화 - 자기장 연구 가능… 접근성-비상대처 능력 좋아

한국이 세종과학기지에 이어 두 번째 남극기지를 건설한다. 2014년 제2남극기지가 완공되면 한국은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남극에 2개 이상의 상설기지를 보유한 나라가 된다.

국토해양부는 제2남극기지 후보지 두 곳에 대한 실사를 거쳐 테라노바 만(남위 74도, 동경 164도) 지역을 새 기지 건설지로 최종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테라노바 만은 남극대륙 동남단에 있으며 세종기지와는 직선거리로 4500km 떨어져 있다.

건설 환경 지질 등 각 분야 전문가 20여 명은 한국의 첫 쇄빙선인 ‘아라온호’를 이용해 1월 말부터 약 보름간 테라노바 만과 대륙 서남단에 있는 케이프벅스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였다. 조사단은 이 중 테라노바 만이 접근성이나 건설 및 기지운영의 편의성, 비상사태 대처 능력, 국제 공동연구 참여 가능성 등 모든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테라노바 만에 2014년 초까지 건물바닥면적 기준 3300m² 규모의 새 기지를 건설하기로 하고, 이달 중 ‘남극기지 건설 의향서’를 남극조약협의당사국회의(ATCM)에 제출키로 했다.

새 기지가 계획대로 건설되면 한국은 1988년 킹조지 섬에 건설한 세종기지에 이어 두 번째로 남극기지를 갖게 된다. 현재 20개 국가가 39개의 남극기지를 갖고 있거나 설치 중이며, 미국과 호주가 3개의 상설기지를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8개 국가가 2개 이상의 기지를 갖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세종기지는 대륙의 최북단 섬에 있어 고층 대기나 빙하, 지구 자기장 등 본격적인 대륙 연구에는 한계가 있었다”며 “새 기지가 건설되면 내륙 진출이 가능해져 기후변화나 남극 자원 등으로 연구 대상이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지역은 항공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넓은 평지가 있어 비상 대처에 이점이 있고, 주변에 기지가 있는 이탈리아 뉴질랜드 미국 등과 공동연구를 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 초 국내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한 뒤 5개 동 이상, 최대 60명이 생활할 수 있는 규모로 2013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건물은 지형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닥이 지면에 닿지 않는 형태로 지어지며 국내에서 최대한 기본 공정을 마친 뒤 현지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사용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올 상반기 내로 기지 명칭을 공모하고 연말까지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는 등 ATCM과 국제사회의 동의를 받기 위한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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