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은 세계에서 최상급입니다.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와 원전 수출 계약을 하기 전에 UAE의 원전 규제기관 대표와 5번이나 만났어요. 문제가 있었다면 선택했을까요. UAE도 한국 원전을 선택한 이유로 ‘안전성’을 꼽고 있습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회의에서 “각국 원전의 안전성을 비교해 순위를 내자”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UAE 수주 경쟁에서 한국 원전에 밀린 자국의 원전이 더 안전하다는 속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윤철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장(사진)은 17일 기자와 만나 “논란을 일으키는 게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아 자제하고 있지만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자문위원인 윤 원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미국원자력규제위원회의 국제회의에 참석하고 귀국했다.
“이번 회의에 참석한 다른 나라의 대표들도 사르코지 대통령의 주장에 어이없어 하는 분위기였어요. 어떤 대표는 ‘사르코지 대통령의 말은 좌측통행과 우측통행의 순위를 매기자는 격’이라고 말했죠. 다시 말해 현실을 무시하고 자기주장만 내세웠다는 거예요.”
윤 원장은 “우리 원전은 IAEA와 미국의 안전지침에 맞춰 만든 데다 그동안 단 한 건의 사고도 없었다”며 “IAEA가 3년마다 각 나라의 원전을 평가하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안전이 문제가 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 윤 원장은 “지난해 IAEA 총회에 갔을 때 우리 사무실로 각국 대표들이 몰려와 회의를 하는 통에 정신이 없었다”며 “한국 원전이 그만큼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자력안전기술원은 국제원자력학교를 만들어 지난해 24개국 122명을 교육한 데 이어 KAIST와 ‘국제원자력 안전 석사 과정’도 처음 개설했다.
“첫 원전 수출이라는 쾌거를 이뤘지만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물거품이 됩니다. 자만은 금물이에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입니다. 곧 국내 원전에 대해 안전 문화를 평가하고 품질보증 특별검사를 할 계획이에요. 지금 당장은 힘들어도 원전의 안전성을 높이는 게 궁극적으로 원전 수출에도 기여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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