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아, 속 쓰린다!” 술 마신 다음 날, 쌩쌩한 적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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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9일 03시 00분


숙취 심하면 알코올성 간 손상 의심해야…식약청이 인정한 헛개나무, 매일 꾸준히 섭취하면 간 기능 개선에 도움

《‘마지막 잔은 마시는 게 아니었는데….’
지난밤이 후회된다. 속이 쓰리고 울렁거린다. 물을 마셔도 갈증이 가시지 않는다. 머리가 무겁고 ‘띵’한 데다 졸음까지 쏟아진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얼큰한 짬뽕 한 그릇이면 정신이 들 것도 같은데 점심시간이 되려면 아직 멀었다.
숙취(宿醉)의 괴로움. 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을 것이다. 숙취는 술을 마신 뒤 불쾌하고 피로한 몸과 마음의 상태를 말한다. 속 쓰림, 두통, 어지럼증, 구토, 탈수 등 증세를 보인다.
증상의 정도와 숙취 해소에 걸리는 시간은 개인마다 다르다.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숙취로 인한 괴로움이 큰 사람과 작은 사람이 있고, 술이 빨리 깨는 사람과 늦게 깨는 사람이 있다.
이런 차이는 간(肝)과 관련이 깊다. 술은 간에서 분해 과정을 거친다. 분해가 빨리 제대로 이뤄지면 적게 취하고 빨리 깬다. 간이 건강해야 숙취의 괴로움을 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술 몇 잔으로도 숙취로 고생한다면 간 손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술 마신 다음 날을 떠올려보자.
당신은 ‘멀쩡’했는가.》

○ 침묵의 장기, 간…숙취로 말한다

마신 술은 90% 정도가 간에서 분해된다. 분해 과정에선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만들어진다. 이 물질은 숙취 증상과 알코올성 간 손상의 주범. 술을 자주, 많이 마시면 간은 부담을 느끼고 피로해진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간 기능 저하를 초래한다.

최원범 비에비스 나무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는 “간이 건강하지 못하면 술이 잘 깨지 않고 숙취에 시달릴 수 있다”면서 “과도한 음주로 손상된 간세포는 알코올성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 등 알코올성 간 질환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간은 상당 부분 손상되더라도 별다른 증상이 없다. 실제로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을 찾았을 땐 이미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간이 이른바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이유다.

최 전문의는 “평소 간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면서 “간 건강에 도움이 되는 생활습관으로 간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금주는 간을 지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자리를 매번 피하기도 쉽지 않다. 술을 마셔야 하는 자리라면 되도록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빨리 마시면 알코올이 혈액 내에 빠르게 흡수돼 더 쉽게 취한다.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다. 수분은 알코올의 분해를 돕고 탈수를 막는다. 음주 후 최소 이틀 동안은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간이 알코올을 모두 분해하고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간에 휴식기를 주도록 하자.

간 기능 개선에 효능이 입증된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그중 ‘헛개나무’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기능성을 인정받은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다. 특히 알코올로 인한 손상으로부터 간을 보호하는 데 우수한 효과가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왜 헛개나무일까?

헛개나무의 이름은 ‘술을 헛것으로 만든다’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예로부터 간 해독에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시대에는 세종대왕과 정조대왕의 숙취 해소를 위한 원료로 쓰였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중국 약학서 ‘본초강목’에는 ‘헛개나무의 생즙이 술독을 풀고 구역질을 멎게 한다’고 적혀 있다.

경희푸른한의원 이진신 원장은 “헛개나무는 한의학에서 열과 갈증을 해소하고 대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면서 “숙취를 해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알코올성 간 손상을 막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헛개나무 추출물에 있는 다양한 성분이 간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2008년 식약청으로부터 인정받았다. 헛개나무 과병(열매와 꼭지)에서 추출한 성분이 알코올이 간에서 흡수되는 것을 막고 흡수된 뒤에도 대사 과정에서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알코올로 손상된 간을 회복하는 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약청이 권장하는 헛개나무 추출물 1일 섭취량은 2460mg. 권장섭취량을 꾸준히 섭취해야 간 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

국립산림과학원과 전남대 농업생명과학 나천수 교수팀이 간수치가 높은 환자 40명에게 헛개나무 추출물을 12주 이상 투여한 결과 간 기능을 측정하는 지표인 GOT와 감마 GTP가 복용 전 평균 67에서 47로 떨어졌다. 정상인의 수치는 40 전후다.

이진신 원장은 “민간요법으로 헛개나무의 즙을 내서 먹기도 하지만 즙은 아직 정확한 효능이 밝혀지진 않은 상황”이라면서 “추출 용량에 따라 독성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과용하지 말고 안전한 식품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꾸준히 준비하는 간 건강

최근 헛개나무 효능이 알려지면서 시중에 헛개나무 액즙, 숙취해소 음료, 차(茶) 등 헛개나무를 원료로 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됐다.

이중 한국야쿠르트의 ‘헛개나무 프로젝트 쿠퍼스’는 과학적으로 효능을 입증받은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산균 액상형으로는 최초로 식약청으로부터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정받았다.

한국야쿠르트에 따르면, 쿠퍼스에는 헛개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분말이 2460mg 들어있다. 식약청이 인정한 1일 섭취량이다. 쿠퍼스를 하루 1병, 12주 이상 매일 복용하면 알코올성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가 효능을 뒷받침한다고 한국야쿠르트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 식약청에서 인정한 프로바이오틱스(인체에 이로운 효과를 가진 생균) 중 하나인 유산균이 성분으로 더해졌다.

한국야쿠르트 연구개발사업 중앙연구소(R&BD) 허철성 상무는 “쿠퍼스는 알코올로 손상된 간뿐 아니라 장 건강에도 이로운 효과를 낸다”면서 “매일 꾸준히 마시면 간과 장 기능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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