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꼬부랑 할아버지! 무릅나무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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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5일 03시 00분


“한 자리에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가 아팠는데, 나중엔 꼬리뼈까지 아파서 아예 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평소 골프와 등산 같은 운동을 즐겨 건강만큼은 자신 있었다는 김태수 씨(68). 언젠가부터 걸을 때마다 허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그럴 때마다 ‘나이에 비해 운동량이 많아서’라고 생각하며 별다른 조치 없이 운동량만 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 통증은 심해졌다. 누워있는 날이 많아졌고 결국 김 씨는 병원을 찾았다.

“척추관협착증 진단을 받았어요. 수술을 권유받았는데 나이 때문에 수술받기가 부담스럽더라고요. 결국 지인의 말을 듣고 한의원 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김 씨)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이 좁아져 다리로 가는 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을 말한다. 척추 4, 5번 사이에 있는 디스크의 두께가 점점 얇아지고 약해지면서 척추 간 간격이 좁아지는 것. 오랜 시간동안 디스크의 퇴행이 진행된 결과다.

나이가 든 환자에게 주로 발생하는 이 질환은 허리에 힘이 없어 서 있거나 걸을 때 자신도 모르게 몸이 앞으로 굽는다는 것이 특징. 다리가 무겁고 뻣뻣해져 10분 이상 걷는 데 어려움을 느끼고, 가만히 있을 때도 고관절(엉덩이뼈) 쪽에 통증이 있다. 심할 경우 누워 있어도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

무릅나무 한의원 최광호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이 심해지면 허리가 굽어들고 서서히 굳어지게 된다”면서 “통증을 나이 탓으로 여기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에 따르면 협착을 초래한 손상된 4, 5번 척추 사이의 연골, 인대, 근육, 신경, 혈관 등 결합조직을 재건, 재생시키면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 최 원장은 “허리가 유연해지고 힘이 생겨 굽어들었던 허리가 서서히 펴지는 효과가 난다”고 설명했다.

한의학에서는 치료법으로 탕약과 침술이 병행된다. 탕약의 주재료는 ‘무릅(우슬)나무’. 뼈와 근육, 인대 등의 구성 성분인 ‘교원질’이 풍부해 손상된 조직을 회복, 재생시키는 데 효능이 있다고 한다. 여기에 개인의 특성과 체질을 고려해 녹각, 우황 등 30여 가지의 약재를 배합한다. 침술은 막힌 기혈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탕약의 효과를 촉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

이런 치료법을 통해 주변조직의 어혈을 풀고 염증을 제거함과 동시에 연골과 뼈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 최 원장의 설명이다.

최 원장은 “치료의 마지막 과정은 일종의 ‘졸업시험’ 성격인 등산”이라면서 “대개 5∼6개월간 치료받은 환자 가운데 95% 이상이 이 시험에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 본 기사는 의료전문 권용일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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