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척추관협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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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8일 03시 00분


쏠리고… 흔들리던… 척추뼈 고정, 이젠 절개 않고 부위 시술!


《경남 의령 사는 정일남 씨(72)는 얼마 전 허리가 아파 동네 병원에 들렀다가 허리뼈가 흔들려 허리에 나사를 박는 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말에 가슴이 철렁했다. 몇 년 전부터 허리가 아프기 시작한 정 씨는 얼마 전부터는 다리가 저리고 당겼다. 허리가 아플 때는 며칠 쉬거나 약을 먹으면 괜찮아졌는데 지금은 그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척추수술은 전신마취를 하고, 많이 째는 수술로 알고 있던 정 씨는 망설임 끝에 노인척추 질환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제일정형외과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았다.》

1㎝구멍만 내고 나사 삽입-고정깵 고령환자에게 적합

척추가 앞으로 쏠렸다

정 씨는 허리 부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엑스선 검사를 받았다. 정 씨의 병명은 척추전방전위증을 동반한 척추관협착증. 척추전방전위증이란 척추뼈가 앞쪽으로 쏠려 나오면서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일으키는 것. 정 씨는 4번 요추가 앞쪽으로 튀어나와 있었고 신경이 나오는 척추관도 좁아져 있었다.

정 씨는 “최근엔 20∼30m만 걸어도 허리가 구부러지고 다리가 저려 남의 다리처럼 느껴지면서 서 있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은 “단순히 신경만 막힌 척추관협착증은 대부분 신경을 누르고 있는 뼈, 인대를 제거하는 미세감압술로 치료할 수 있다”며 “하지만 정 씨처럼 척추가 불안정하면 대개 척추고정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척추디스크가 닳거나, 척추 관절의 노화로 척추 뼈를 정상적으로 지지하지 못해 흔들리면 척추가 불안정해진다. 수시로 흔들리면서 통증을 일으키면 척추분리증이다.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외상, 잘못된 자세, 반복적인 운동 등에 의한 스트레스 혹은 피로 골절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체조선수들과 같이 회전 운동을 반복하는 경우 척추분리증이 생기기 쉽다. 척추전방전위증은 시간이 지나면서 척추가 퇴화하거나 근육이 약해지게 되면 이렇게 분리된 척추뼈가 앞쪽으로 쏠리면서 신경을 자극해서 통증을 일으킨다. 전위증이 심할수록 정상인에 비해서 요통 발생률이 높다.

나사로 척추를 고정시킨다

척추전방전위증이나 척추분리증이 있을 때는 척추를 고정시키는 척추 나사못 고정술을 많이 한다. 흔들리는 상, 하 척추 뼈를 나사못과 로드를 이용해 단단히 고정하고, 엉덩이 부분에서 자기 뼈를 채취해 고정한 척추 사이에 얹어 놓는다. 이러면 위, 아래의 척추가 붙어 움직이지 않는다.

기존 척추유합술은 일반적으로 척추중앙부를 10cm 이상 절개하는 등 수술 부위가 커 수술 후 통증이 크고, 전신마취가 필요하며, 출혈이 많이 일어날 수 있는 등 고령의 환자에게는 부담이다. 수술로 인한 근육과 신경 손상 등으로 수술 부위가 무거워지는 부담도 있다.

최근엔 정 씨처럼 고령자에겐 척추중앙부 절개를 최소화하여 출혈과 근육, 신경 손상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경피적 유합술을 쓴다. 경피적 유합술은 나사를 고정할 부위에 나사만 들어갈 약 1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내 첨단 엑스선 화면표시장치를 보면서 직접 나사를 삽입한다. 신 원장은 “부위 마취로 수술할 수 있어 회복 기간이 짧고 체력 부담이 적다”며 “합병증이 생길 수 있는 고령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말했다.

수술 뒤 관리는


수술 시간은 2시간∼2시간 반으로 기존 방법에 비해 30분∼1시간 정도 짧았다. 수술 뒤 정 씨는 다리 저림이 사라지고, 남의 다리 같던 느낌도 사라졌다. 다행히 수술 부위도 작아 척추를 바로 세우는 척추의 지지근육과 신경 손상이 거의 없었다.

다만, 이 수술도 경우에 따라 신경이 붓거나 눌린 신경이 풀리면서 일시적으로 저림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퇴원 후 주치의의 안내와 치료 일정에 따라 관리해야 한다. 보통 수술 후 3일 정도 후부터는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처음에는 1시간 이상 고정된 자세로 앉거나 무리하게 허리 힘을 쓰는 일을 피해야 한다.

정 씨는 “이제 그동안 가보지 못했던 자식들 집에도 찾아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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