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세이]‘국제생물다양성의 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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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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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한국의 생물들…

올해가 유엔이 정한 ‘국제생물다양성의 해’라는 사실을 아는 국민이 많지 않다. 정부나 언론도 이를 적극적으로 알리지 않아 안타깝다. 한국이 유엔 회원국이고 세계의 중심 국가라고 자부한다면 인류 공동주제에 대해 모든 국민들이 알고 관심을 기울여 노력해 가는 것이 도리일 것이다. 몇몇 국제환경보전단체의 추정에 따르면 지구상 생물 종들이 20분마다 1종씩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종 중 1만7291종이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난해 유엔 보고서가 밝혔다. 유엔이 올해를 생물다양성의 해로 정해 전 세계인들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국내 생물종은 2008년 현재 3만3253종으로 밝혀져 있다. 영국과 일본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렇게 적은 것은 아직 국내 생물종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세한 생물종의 실태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또 생물종이 얼마나 사라져가는지에 대해서도 정확한 자료가 없다.

최근 국내에서도 생물다양성에 대한 많은 이슈가 제기되고 있다. 서울 청계산과 아차산 등에 멸종위기종인 삵이 서식한다는 소식은 희망적이다. 그러나 안타까운 소식도 있다. 정착 초기의 신규 외래종이 국내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이와 같이 우리 주변에서 수많은 생물종들이 위협을 받고 있다. 생물종 다양성 보전과 활용을 위해 우리나라의 생물종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생물종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멸종되어 가는 종들도 있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영국은 생물다양성 행동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 미국도 멸종위기종 법률을 마련해 생물다양성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을 실천하고 있다.

우리도 환경부가 생물다양성의 날을 정해 5월 기념식을 갖는 등 여러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일회성 행사여서 생물다양성 보전에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생물다양성의 해를 맞이해 생물종 다양성의 보전을 위한 좀 더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정책과 계획이 수립되기를 기대해 본다.

양병이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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