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임플란트, 나이보다 잇몸에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3일 03시 00분


시술기간 - 비용 등 궁금증 풀이

《회사원 임모 씨(41·서울 서초구 방배동)는 최근 70세 가까이 된 어머니가 식사 때마다 부실한 치아 때문에 제대로 음식을 못 씹는 것을 보곤 마음이 불편했다. 8일 어버이날을 맞아 어머니에게 임플란트를 해드리기로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과연 고령의 어머니께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할지, 기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시술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등을 제대로 알 수 없었다. 어버이날을 앞두고 임 씨와 같이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 임플란트 성공률이 95%라고 하지만 주위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얘기도 들린다. 임플란트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잇몸뼈 상태 따라 4∼8개월 걸려
재료보다 시술자 노하우 고려를

8∼10개 모두 시술땐 2000만원이상
심장병 - 골다공증 앓을땐 약물조심

○ 틀니? 임플란트?

치아가 건강하면 수명이 약 7년 길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모들은 자식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본인의 치아 상태를 숨기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치아 건강을 알려면 먼저 식사를 하거나 말을 할 때 불편함이 없는지 물어본다. 치아가 아프거나 흔들리는지, 틀니가 너무 움직이지 않는지도 확인한다. 나아가 부모님의 구강을 들여다보는 것이 좋다. 어금니 부위가 없거나 많이 상했다면 빨리 치과에 가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부모의 치아를 새로 해야 한다면 틀니와 임플란트를 놓고 고민하게 된다.

치아가 건강하면 수명이 7년은 길어진다. 연로한 부모님께 치아를 선물하고 싶다면 임플란트의 장단점을 먼저 꼼꼼히 따져보자. 치과를 방문한 환자가 의사에게 임플란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치아가 건강하면 수명이 7년은 길어진다. 연로한 부모님께 치아를 선물하고 싶다면 임플란트의 장단점을 먼저 꼼꼼히 따져보자. 치과를 방문한 환자가 의사에게 임플란트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우선 틀니는 임플란트에 비해 시술 기간이 2주∼3개월 정도로 짧다. 반면 상실된 치아를 인공치아로 대체하는 임플란트는 잇몸뼈 상태가 좋을 경우 4개월 정도 걸린다. 잇몸뼈가 부족하다면 뼈를 이식해 잇몸뼈를 강화해야 하므로 3, 4개월의 추가 기간이 필요하다. 이가 완전히 없는 경우 틀니는 100만∼200만 원이 들지만 임플란트(8∼10개)는 2000만 원 이상 든다.

틀니는 씹는 힘이 부족하다. 자연 치아에 비해 씹는 힘이 20% 정도에 불과해 딱딱한 음식을 씹는 데는 무리가 있다. 틀니는 남아 있는 자기 치아나 잇몸에 의존하여 뺐다 끼웠다 할 수 있도록 헐겁게 유지하는 구조를 가지므로 기본적으로 잘 빠지기 쉽고 씹는 힘이 약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또 틀니를 오래 사용하면 잇몸뼈가 지속적으로 사라진다. 따라서 틀니는 △짧은 기간에 치료가 끝나길 원하는 경우 △진료비 부담이 큰 경우 △조절할 수 없는 질환을 보유한 경우에 선택한다.

기존에 틀니를 사용하지만 ‘음식을 씹을 때 아프다’ ‘말을 할 때 틀니가 잘 빠진다’ 등의 불편을 호소하면 임플란트를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임플란트의 수를 최소화하는 임플란트 유지형 틀니(임플란트 2∼4개 이용)를 하면 환자의 신체적, 경제적 부담이 적다.

○ 자식의 사랑니를 활용

임플란트 시술을 하기로 결정하고서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임플란트 종류도 많고 수입품과 국산으로 나뉘는데 그에 따른 비용 차가 100만 원 내외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부 수입 임플란트는 오랜 기간 사용됐고 임상보고가 많아 안전하다. 국산도 개발한 지 10년이 넘어 충분한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므로 임플란트를 시술할 때는 재료보다 시술자의 노하우와 임상경험, 성공률, 사후관리 등을 더 고려한다.

최근엔 본인 치아 또는 자식의 사랑니를 이용한 뼈 이식 임플란트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잇몸뼈가 부족할 때 뼈 이식재를 이용해 뼈의 형성을 유도하거나 뼈를 늘려서 잇몸뼈를 만든 뒤 임플란트를 심는 방법이다. 기존엔 타인의 뼈, 소 돼지 등 동물의 뼈, 인공 뼈 등을 사용했는데 자신의 뼈에 비해 기능이 떨어지고 전염 위험이 있었다.

나이가 많아도 임플란트 시술은 할 수 있다. 문제는 고령의 부모님 건강 상태다.

당뇨병 환자는 임플란트가 쉽지 않다. 치주 관리가 힘들고 합병증이 생길 수 있어 임플란트 시술에 제약을 받는다. 하지만 시술 전 혈당 관리를 철저히 하고 시술 후에도 정기 검진과 주기적인 스케일링, 잇몸치료로 당뇨성 치주염 등을 예방한다면 일반 임플란트 성공률과 별 차이가 없다.

심장병, 뼈엉성증(골다공증) 등으로 고생하는 경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심장병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물은 임플란트 시술 후 지혈을 방해하거나 치과 처방 약물과 섞여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또 뼈엉성증 치료 목적으로 장기간 투여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통의 약물은 골 대사를 억제하기 때문에 담당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이정욱 서울시치과의사회 홍보이사, 김영균 이양진 분당서울대병원 치과 교수)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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