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5명 중 1명은 아침식사를 거른다. 2009년 보건복지가족부 조사에 따르면 아침을 거르는 인구 중 20∼4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60% 이상이었다. 바쁜 직장인일수록 아침식사를 거르기 쉽다는 분석이다.
아침식사는 건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아침은 수면 중 쉬고 있던 뇌가 깨어나는 시간. 이때 적절한 영양소를 섭취해야 뇌 활동이 극대화된다. 이는 하루 동안 활력과 건강을 유지하는 길이기도 하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으면 뇌 활동이 떨어지고 더불어 지적활동도 저하된다. 정서적 불안감은 물론 과식이나 폭식을 유발해 비만까지 초래한다.
최근 아침식사를 하지 못하는 직장인 사이에서 ‘건강음료’가 각광받는 것도 이런 이유. 하루아침 한 잔으로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데다, 직장으로 직접 배달이 가능한 제품도 있어 바쁜 직장인들의 마음을 잡아당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녹즙’은 단연 인기다. 녹즙 시장규모는 2004년부터 매년 15∼20% 성장해 현재 국내시장규모는 약 2000억 원. 가정에서 직접 만들어 먹는 녹즙까지 합하면 연간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녹즙, 현대인들은 왜 마실까?
○ 가열하지 않은 ‘생(生)음료’, 녹즙!
녹즙은 생채소를 잘게 빻아서 추출한 즙을 말한다. 생채소가 가진 비타민, 미네랄, 엽록소 등 다양한 영양소를 더욱 효과적으로 섭취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생채소를 녹즙으로 먹을 때 인체 소화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생채소의 섬유질은 즙을 내는 과정에서 끊어진다. 이때 섬유질 사이사이에 존재하는 각 영양소는 가장 쉽게 소화, 흡수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생채소의 소화흡수율은 17%인 반면 녹즙은 65%에 달한다. 소화시간은 생채소가 180∼300분, 녹즙은 10∼15분이다.
녹즙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어떤 조리과정도 거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녹즙을 ‘생(生)음료’ 또는 ‘비(非)가열음료’라고 부르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제조공정에서 가열, 살균 과정을 거치고 일부는 첨가물을 넣기도 하는 채소, 과일주스 같은 가공음료와의 가장 큰 차이점도 여기에 있다.
생채소는 가열하면 많은 영양소가 파괴된다.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박건영 교수팀이 진행한 생채소 가열에 따른 영양성분 변화 실험결과를 살펴보자.
박 교수팀은 케일즙을 4가지로 나눈 뒤 하나는 가열하지 않고 나머지 셋은 각각 끓은 물에 5분, 10분, 20분씩 끓였다. 그 결과 케일즙에 든 엽록소는 각각 22.6%, 27.3%, 42.5% 감소했다. 20분 동안 데웠을 때 엽록소 양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비타민C 역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케일즙에 든 유산균은 5분만 가열해도 80% 이상 파괴됐다.
가열하지 않은 케일즙이 암세포의 성장을 34.4% 저해하는 반면, 20분 가열한 케일즙의 암세포 성장 저해효과는 5.7%로 떨어졌다. 박 교수팀은 케일즙을 5분만 가열해도 이 효과가 10% 이하로 떨어진다고 보고했다. 가급적 가열하지 않은 생채소를 먹는 게 몸에 좋다는 사실이 객관적으로 입증된 것이다.
○ 건강한 녹즙, 유기농 원료 선택이 필수!
그렇다면 생채소를 가열하지 않고 먹으면 되는 걸까?
녹즙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료가 되는 채소다. 따로 조리하지 않고 생으로 마시기 때문이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재료를 선택하는 것은 필수다.
박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유기농 채소로 만든 녹즙의 영양성분 함유정도와 암 예방 효과가 훨씬 높았다.
먼저 영양성분을 비교해보자. 항산화 작용을 하는 엽록소의 주성분인 클로로필은 일반 케일이 6.21mg, 유기농 케일은 9.85mg으로 유기농이 1.6배로 나타났다.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으로 알려진 베타카로틴은 유기농이 일반에 비해 1.1배, 루테인은 2.1배로 나타났다.
항암 효과는 어떨까? 일반 케일즙은 위암세포의 성장을 49.2% 저해하는 반면, 유기농 케일즙은 76.3% 막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장암세포의 성장 저해 기능 역시 유기농 케일이 6% 더 높았다. 이밖에 신선초라 불리는 명일엽, 돌미나리 녹즙도 유기농 채소로 만들었을 때 기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일엽은 케일과 마찬가지로 항암효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유해산소인 유리기(遊離基)에 의한 산화작용을 억제하는 유리게르마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증가되는 것은 물론 간 기능도 활성화된다.
돌미나리는 칼륨이 다량 함유돼 있다. 체내 과다한 수분과 혈액 속 노폐물을 신속하게 배출시킨다. 이는 혈관계 건강에 이로운 작용을 한다. 이 외에도 브로콜리, 석류, 알로에 등이 녹즙의 원료로 흔히 쓰인다.
○ 하루의 시작, 신선한 녹즙 한 잔으로 챙기는 건강!
녹즙은 원활한 체내 흡수를 위해서 공복에 마시는 것이 좋으며 식사 후라면 2∼3시간 후에 마신다. 소화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은 실온에 30분쯤 두었다가 소량씩 마신다. 하지만 녹즙에 들어 있는 영양소는 시간이 지나면 파괴되므로 만들자마자 마시는 것이 원칙이다. 매일 배달되는 형태의 녹즙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런 이유. 신선한 형태의 녹즙을 간편하게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 기준 배달녹즙시장 점유율 45%로 1위를 기록한 풀무원건강생활의 ‘풀무원녹즙’은 ‘신선하고 안전한 녹즙을 배달한다’는 목표로 ‘냉장배송시스템(Cold Chain System)’을 활용한다. 녹즙의 영양소가 파괴되지 않는 섭씨 5도 이하로 제품을 배송하기 위해서다.
풀무원녹즙의 원장희 생산공장장은 “풀무원녹즙은 원료 수확에서 운반까지 하루를 넘기지 않는다”면서 “매일 신선한 유기농 원료를 입고해 녹즙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생산 당일 필요한 양만을 수확해 재고가 없는 등 까다로운 품질관리체제를 거친다”고 덧붙였다.
매일 아침 녹즙을 전달하는 ‘모닝스텝(Morning Staff)’ 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그 일환. ‘아침 건강의 참모’라는 의미를 담은 모닝스텝은 녹즙을 전달하는 것은 물론 지정된 고객을 개인적으로 관리해 바른 식생활을 실천토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정희 제품매니저는 “풀무원녹즙의 특징은 100% 유기농 원료를 사용한다는 것”이라며 “명일엽, 케일, 돌미나리, 브로콜리는 유기농산물 재배 농가와 직접 계약을 맺고 수급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학, 식품공학, 영양학 등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풀무원기술연구소의 연구를 통해 완성된 제품은 생채소가 가진 영양소를 그대로 함유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하루아침 한 잔으로 건강을 챙기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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