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잠잘 때 숨 안 쉬면 교통사고 위험 높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5월 17일 03시 00분


자다가 깨는 날이 많다. 잠드는데 1시간 이상 걸린다. 코골이가 심하다, 머리가 무겁고 피곤하다. 정신이 몽롱하고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사소한 일에도 화가 나고 우울하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전문가에게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잠’으로 인한 심신장애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골이는 기도를 막아 수면무호흡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 코를 골다가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증상이 1시간에 5회 이상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수면 중 숨을 쉬지 않으면 몸 안에 산소가 부족해져 신체에 무리를 준다. 만성피로는 물론 산소부족으로 인한 고혈압, 발기부전, 뇌경색, 심근경색 등의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특히 뇌 활동이 원활하지 못해 집중력이나 판단력이 저하된다.

또 수면무호흡증으로 양질의 잠을 자지 못하면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이 잠을 자지 않거나 하루 4∼5시간의 수면으로 1주일을 버티면 혈중 알코올 농도 0.1%와 비슷한 몸 상태가 된다.

실제 수면무호흡증은 졸음운전으로 이어져 교통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캐나다 브리티쉬 콜롬비아 대학 수면연구소의 앨런 멀그루 박사는 각각 800명의 수면무호흡증 환자와 정상인을 비교한 결과 수면무호흡증 환자 중 교통사고를 경험한 사람의 숫자는 정상인 중 사고를 경험한 사람의 숫자에 5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한국도로공사의 조사보고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09년 6월까지 고속도로 교통사고 원인 중 졸음운전이 23%로 가장 많았다. 또 교통사고사망자의 32%가 졸음운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면무호흡증을 예방하려면 자기 전 과식이나 음주를 피하고, 잘 때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좋다. 기도가 열려 코골이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골이 환자의 대부분이 비만이므로 다이어트도 코골이 완화에 도움이 된다.

잦은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은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비수술적 치료 중 ‘지속양압치료(CPAP)’는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치료법. 코를 통해 공기를 넣어 원활한 호흡을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수면무호흡을 사전 차단하는 방법이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알 수 있다. 자는 동안 호흡, 코골이 정도, 뇌파, 심전도, 혈중산소포화농도 등을 검사해 진단한다.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다.
닥터민의 코골이클리닉 민원식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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