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에서 EVGA 지포스 GTX 480의 사양 및 외형, 그리고 대략적인 구성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다. 그것만 보더라도 최상급 그래픽카드다운 면모를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지만, 역시 그래픽카드의 진정한 가치는 성능, 특히 3D 게임의 구동 능력에 따라 좌우되므로 지금부터 이를 가늠해보기로 하자.
최상급의 그래픽카드의 진정한 성능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함께 조합되는 부품들 역시 이에 걸 맞는 수준이 필요하다. 이번 테스트에 사용한 시스템에는 현재 발매된 PC용 CPU 중에서 가장 높은 사양을 갖춘 인텔의 ‘코어 i7 980X 익스트림’을 꽂았고, 메인보드 역시 최상급인 ‘인텔 X58’ 계열의 제품인 ‘DX58SO’를 사용했다.
운영체제는 ‘윈도우 7 울티메이트 32비트’를 설치했다. 이론적인 성능은 64비트 버전이 더 우수하긴 하지만, 현재 64비트 윈도우의 사용자가 비교적 적은 편이고, 프로그램의 호환성까지 고려해 볼 때 32비트 버전이 테스트에 더 적합하므로 위와 같이 구성했다. 메모리는 1GB 3개 구성으로 총 3GB(DDR3 규격)를 꽂았다. 32비트 윈도우에선 3GB 이상의 용량이 그다지 의미가 없는데다가, X58 메인보드에선 3의 배수로 메모리를 꽂아야 제 성능이 나오기 때문이다(X58 메인보드는 트리플 채널 메모리를 지원한다).
그리고, 좀 더 객관적인 테스트를 하기 위해선 비교할 다른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번 테스트에서 EVGA 지포스 GTX 480의 비교 대상이 될 시스템의 그래픽카드는 이전 세대 제품인 지포스 8600 GT와 지포스 9600 GT, 그리고 지포스 GTX 260를 각각 꽂았다. 위 제품들 모두 과거에 꾸준한 판매를 기록한 바 있어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공정한 테스트를 위해 4개 시스템 모두 그래픽카드를 제외한 다른 사양은 동일하게 맞췄다.
벤치마크 소프트웨어 테스트
윈도우 비스타와 윈도우 7의 시스템 등록정보에는 ‘윈도우 체험 지수’라는 일종의 간이 성능 측정 항목이 있다. 워낙 테스트 과정이 단순하다 보니 절대적인 성능을 대변해주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일반 사용자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성능테스트이기 때문에 참고사항으로서 가치는 있다. 윈도우 7 울티메이트 상에서 확인한 비교 시스템의 윈도우 체험 지수 중 ‘게임 그래픽’ 항목의 점수는 다음과 같다. 예상대로 최근에 나온 제품일수록, 그리고 가격과 등급이 높은 제품일수록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②3DMark Vantage 테스트
본격적인 첫 번째 테스트는 PC의 전반적인 3D그래픽 성능을 측정하여 점수로 표기해주는 ‘3DMark Vantage’ 프로그램의 구동 결과이다. 3DMark Vantage는 다이렉트X 10 기반으로 구동되는 프로그램으로서, 최근에 나온 신작 게임들에 대한 구동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적합하다.
테스트 결과, EVGA 지포스 GTX 480은 비교 제품들을 압도하는 결과를 기록했다. 특히, 테스트 제품 중에 가장 성능이 낮은 지포스 8600 GT에 비하면 10배에 달하는 점수를 냈으며, 기존 제품 중에 그래도 고급에 속하는 지포스 GTX 260에 비해서도 2배에 가까운 큰 차이를 냈다.
③3DMark06 테스트
역시 이번에도 EVGA 지포스 GTX 480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긴 했지만, 3DMark Vantage의 결과값에 비하면 그 차이는 다소 줄어들었다. 지포스 GTX 480 GPU의 제대로 된 성능을 만끽하고 싶다면, 예전 게임 보다는 최신 게임을 위주로 플레이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게임 성능 테스트
지금부터는 실질적으로 게임을 구동해 초당 평균 프레임 성능을 측정해 보기로 한다. 테스트에 사용한 게임들의 화면 해상도는 1,680 x 1,050이며, 그래픽 옵션은 모두 ‘최상(Very High)’으로 맞췄다. 다만, 화면의 계단 현상을 줄이는 그래픽 옵션인 안티엘리어싱(anti-aliasing) 항목의 경우, 화질 향상 효과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부하가 걸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게이머들은 이 항목을 꺼놓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일이 많다.
때문에 이번 테스트에서는 안티엘리어싱 옵션을 켜놓은 상태와 꺼놓은 상태로 나누어 각각 테스트를 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물론, 안티엘리어싱을 제외한 다른 항목들은 모두 예외 없이 최상으로 맞췄다.
①크라이시스(Crysis) 테스트
크라이시스는 나온 지 3년여가 지났지만, 지금도 이 게임만큼이나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때문에 아직도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테스트하는데 단골손님처럼 쓰인다. 크라이시스는 게임 자체적으로 벤치마크 메뉴를 제공하는데, 각각 CPU 부분과 GPU 부분으로 나뉘어있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크라이시스의 GPU 벤치마크 메뉴를 이용해 측정된 초당 평균 프레임을 비교해 보았다.
지포스 8600 GT와 지포스 9600 GT의 경우는 도저히 정상적인 플레이가 힘들 정도인데, 특히 안티엘리어싱 옵션을 켤 경우엔 한자리수의 극히 저조한 프레임을 보여서 테스트 자체가 불가능했다. 지포스 GTX 260은 안티엘리어싱을 끄면 그나마 플레이가 가능한 수준이었으며, EVGA 지포스 GTX 480은 이를 켠 상태에서도 30프레임 이상의 제법 높은 프레임을 기록해 고성능을 입증했다.
②스트리트파이터 4(Street Fighter 4) 테스트
이번에도 역시 EVGA 지포스 GTX 480이 비교대상들을 압도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EVGA 지포스 GTX 480은 안티엘리어싱이 걸린 상태에서도 185.16 프레임이라는 극히 높은 성능을 발휘해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③레지던트 이블 5(Resident Evil 5) 테스트
레지던트 이블 5는 플레이어를 끊임없이 습격하는 수많은 좀비들을 물리치는 3D액션 게임이다. 특히 이 게임은 좀비들이 갑자기 화면에 등장하는 장면이 제법 있어서 안정적으로 프레임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게임 플레이 시와 동일한 패턴으로 진행되는 벤치마크 메뉴를 이용해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테스트 결과, 이번에도 EVGA 지포스 GTX 480은 극히 높은 성능을 발휘했다. 함께 테스트한 지포스 GTX 260 역시 비교적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긴 했지만, EVGA 지포스 GTX 480와의 차이는 2배에 달해서 역시 등급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④아바(A.V.A) 테스트
이번에는 온라인 FPS 게임인 아바를 구동해 봤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회선의 상태나 접속자의 수에 따라 게임의 프레임이 급격하게 변동되는 경우가 많아서 객관적인 성능 테스트를 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이번 테스트에서는 최대한 신뢰성이 높은 결과값을 얻기 위해 ‘프리즌브레이크’ 스테이지에서 4명의 플레이어가 동시 접속해 5분여 동안 플레이한 후, 같은 패턴을 3번 반복해 측정된 평균 프레임을 기록했다.
이번에도 성능 순위는 같았지만, 낮은 사양의 그래픽카드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프레임을 기록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그래픽 옵션을 조정해도 200 프레임 이상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아 게임 내부적으로 최대 프레임을 제한한 것이 아닌가 싶다.
⑤아이온(Aion) 테스트
온라인 게임이라면 역시 MMORPG를 빼놓을 수 없다. 그 중에서도 아이온은 인기도 높고 시스템 요구 사양도 제법 높아서 필히 테스트 해 볼만한 게임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동시 접속자 수가 많은 ‘베르테르 요새’ 내부에서 20여분 정도 같은 구간을 돌아다니면서 측정한 평균 프레임 값을 기록해 비교해 봤다.
테스트 결과, EVGA 지포스 GTX 480은 접속자 수가 많은 상태에서도 100프레임 이상을 꾸준히 기록하는 대단한 성능을 발휘했다. 다만, 이전에 테스트한 아바와 마찬가지로 각 시스템간의 격차는 패키지 게임들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아무래도 여러 사람이 동시에 즐기다 보니 그래픽 카드 외에 CPU의 성능에도 제법 영향을 받는데다가, 낮은 사양에서도 원활히 구동될 수 있도록 하드웨어의 최적화에 많은 힘을 기울이기 때문인 듯하다.
작동 환경 관련 테스트
고성능 그래픽카드가 가진 약점 중 하나가 바로 발열과 전력 소모다. 특히, 날씨가 덥고 전력소모 또한 많아지는 여름이 코앞이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는 그냥 넘어가기 힘든 부분이다.
①온도 측정 테스트
일단은 온도 측정테스트다. 그래픽카드 정보 분석 프로그램인 ‘GPU-Z’를 이용해 GPU의 온도를 측정했는데, 윈도우를 실행시킨 뒤 아무 작업도 하지 않는 유휴 상태에서의 온도와 3DMark Vantage를 가동시켜 과부하를 준 상태에서의 온도를 비교했다.
테스트 결과, EVGA 지포스 GTX 480을 장착한 시스템이 비교 제품들보다 확연히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특히, 유휴상태에서 온도도 다른 제품들의 과부하 상태에 맞먹을 정도였다. 발열량이 높으면 PC 자체의 안정성과 수명에 악영향을 끼친다. 지포스 GTX 480을 사용할 때는 되도록 전후면에 냉각팬을 장착해 열 배출능력을 높인 PC케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②전력 소모 테스트
각 테스트 시스템에서 소모되는 정확한 전력량을 확인하기 위해 마이크로닉스사의 ‘파워 워처(Power Watcher)’ 파워서플라이를 장착했다. 이 파워서플라이에는 전력 소모 확인 창이 붙어있어 현재 PC 전체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력량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이번 테스트에서도 온도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유휴 상태와 과부하 상태로 나누어 각각 전력소모량을 확인, 기록했다.
온도 테스트 결과와 마찬가지로 EVGA 지포스 GTX 480이 가장 높은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 시스템들이 그래픽카드를 제외한 모든 조건을 동일하게 맞췄는데도 가장 하위 제품인 지포스 8600 GT 시스템에 비해 지포스 GTX 480 시스템이 2배에 달하는 전력을 소모한 것으로 보아, 지포스 GTX 480은 그래픽카드 단독으로도 보급형 PC 1~2대 분에 해당하는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상위 1% 게이머가 되고 싶은 당신에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EVGA 지포스 GTX 480의 게임 성능은 나무랄 데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기존의 지포스 9600 GT나 지포스 GTX 260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던 게이머가 만약 이 제품을 구매해서 사용해 본다면, 그야말로 천지개벽할 정도의 ‘별천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그에 따르는 대가도 만만치 않다. 일단 그래픽카드 자체의 가격이 현재(2010년 5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70만원 대에 육박할 정도인데, 이 가격이라면 지포스 GTX 260을 2개, 지포스 9600 GT를 6개 살 수 있다. 게다가 발열량과 소비 전력이 높다 보니 PC 케이스의 열 배출 구조에도 신경을 써야 하고, 파워서플라이 역시 600W 이상의 고출력 제품이 필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VGA 지포스 GTX 480의 구매가치는 높다고 할 수 있다. 오로지 고성능만을 추구하는 게임 매니아라면, 이 제품이 내뿜는 고성능에 비해 가격이나 소비 전력 등의 대가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게임을 그다지 하지 않는 사용자가 이 제품을 구매한다면 낭비도 이런 낭비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차피 이 제품은 상위 1%가 되고자 하는 게임 매니아들만 구매할 제품이니 굳이 이를 단점이라고 지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더욱이, 유통사인 이엠텍아이엔씨에서 제공하는 3년의 무상 A/S 기간과 제조사인 EVGA사에서 제공하는 브랜드 프리미엄을 함께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나름 제품의 매력을 더하는 부분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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