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부부 관절 시리즈 <하>격렬한 스포츠… 비만… 혹시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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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26일 03시 00분


무릎 혹사하는 30, 40대?

《회사원 유모 씨(43)는 최근 아내의 성화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다. 10년 전 몸무게에서 10kg 이상이 늘어나 복부 비만이 생긴 것은 물론이고 지방간 수치가 높게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는 젊은 시절 각종 체육대회에서 상을 거머쥐었던 실력으로 조금만 해도 금방 살을 뺄 수 있다고 호언장담까지 했다.》

평일에는 헬스클럽 러닝머신에서 1시간 뛰고, 주말이면 아들과 자전거를 타거나 배드민턴을 쳤다. 최근 몇 주 전부터 무릎이 좀 시큰거리는 증상이 있었는데 갑자기 운동을 시작해서 그러려니 하고 무시했다. 하지만 지난 주말에는 아들과 배드민턴을 치다가 일이 터졌다. 호기 있게 점프했다가 착지하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무릎을 꿇으며 넘어졌는데 통증이 만만치 않았다. 병원을 찾은 결과 반월상 연골판 손상으로 진단받았다.

○ 남성 무릎관절 질환, 스포츠 외상과 비만이 원인


흔히 무릎관절염은 노인과 여성들이 주로 걸리는 질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운동인구가 늘어나면서 30, 40대 젊은 남성들도 무릎관절 질환을 호소하고 있다.

남성 무릎관절 질환이 늘어나는 이유는 스포츠 외상과 비만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관절 외상은 관절염의 주요 위험인자다. 남자는 축구, 농구, 마라톤 등 격렬하고 지구력이 필요한 스포츠를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무릎 외상이 잘 생긴다. 무릎 외상이 있으면 관절염 발병 확률이 7배 정도 높다.

격렬한 스포츠가 아니더라도 유 씨와 같이 비만이 무릎관절염의 원인이 된다. 보통 남성은 여성보다 근육이 발달해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적다.

비만일 경우엔 상황이 달라진다. 무릎관절은 몸의 하중을 지탱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그 때문에 그냥 서 있어도 무릎은 체중의 2배 정도의 하중을 받는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무릎에는 그 증가분의 2, 3배에 달하는 부담이 가해진다. 그러므로 비만인 사람들은 무릎 연골에 과도한 부담이 가해져 빨리 닳고 손상될 위험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뚱뚱한 사람이 운동부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운동량을 체중감량과 함께 조율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 중년남성 무릎관절 질환, 반월상 연골판 손상 가장 많아

중년 남성에게 가장 흔한 무릎관절 질환은 무엇일까?

힘찬병원이 한 해 동안 관절 질환으로 수술 받은 40, 50대 중년 남성 506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 관절 질환 부위는 무릎이 61%(309명)으로 가장 많았다. 무릎관절 질환의 빈도는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58%(178명). 퇴행관절염 17%(54명), 십자인대 손상 16%(48명) 등의 순이었다.

반월상 연골판은 허벅지뼈인 대퇴골과 정강이뼈인 경골 사이의 초승달 모양으로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하나씩 있다. 이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과 무릎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도록 하는 윤활유 역할을 한다.

주 성분은 연골인데 관절연골과 달리 섬유질이 많다. 나이가 들면 이 연골기질 성분이 변화하면서 수분 함량이 줄어들어 외부 충격에 약해지고 쉽게 영향을 받게 된다.

이처럼 연골판의 노화가 시작된 상태에서 과격한 운동을 하면 쉽게 부상하게 된다. 보통 반월상 연골판 손상은 십자인대 손상이나 연골판 사이에 위치한 연골까지 손상되는 경우가 많다. 연골과 연골판은 서로 상호작용을 통해 무릎관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연골판 손상 10명 중 8명은 연골 손상이 함께 온다.

○ 연골 손상 치료, 자기 연골 살리는 ‘연골재생술’ 효과

이러한 연골과 연골판 손상은 최근 자기 연골을 보존하면서 치료하는 방법이 나왔다. 연골세포 배양기술과 수술방법이 발달하면서 ‘연골재생술’이 등장해 손상된 연골을 재생해 관절염 진행을 막는 방법이다.

연골재생술은 연골의 손상 부위에 따라 달리 적용된다. 손상 부위가 2, 3cm 이하인 경우는 ‘자가연골 이식술’을 시행할 수 있다. 건강한 무릎 연골 일부를 떼어내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연골결손 부위가 4cm 이상인 경우는 더 많은 연골세포가 필요하다. 자신의 정상 연골조직 200∼300mg을 채취한 뒤 한 달 정도 1200만∼1500만 개의 연골세포로 배양해 손상 부위에 이식하는 ‘자가연골 세포배양 이식술’을 사용한다. 이식한 연골세포가 새 연골조직을 재생해 6∼12주면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을 정도가 된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자기 연골세포를 이용하면 이물질 반응 등의 부작용이 없다”며 “정상 연골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관절기능을 되살려 주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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