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경기도 광주시에는 응급실이 있는 병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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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5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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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응급실 운영하는 광주삼성병원, 신종플루 유행시 지역 거점병원으로 역할 톡톡히 해

《지난해 10월 30일 오후 11시 50분. 37세 남성이 경기 광주시 ‘광주삼성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다. 야간운전 중 교통사고를 당한 이 남성은 복부팽만과 압통을 호소했다. 혈압과 맥박은 쇼크 직전 상태. 호흡곤란 증상도 나타났다.

의료진은 뱃속에 피가 차는 혈복강과 장파열 등을 통해 ‘복막염’이라고 진단했다. 빠른 응급처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외과 수술팀이 곧바로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의료진은 환자에게 2000cc가량 수혈을 했다. 소장절제술, 혈관봉합술 등 수술은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당시 환자이송을 담당한 한 119구급대원은 “환자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기 시작했는데, 마침 가까운 곳에 응급실이 있어 위급상황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환자는 회복기간을 거쳐 수술 11일 후 퇴원했다. 이는 광주시에 응급실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 응급실, 119구급대 출동의 40% 담당


경기 광주시에는 약 23만 명이 거주한다. 이곳엔 지난해 9월까지 응급실을 갖춘 병원이 없었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서울이나 경기 성남, 분당 등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의 병원을 찾아야 했다.

“과거에 이송 도중 환자가 사망한 일이 있었습니다. 국도 3호선이 근교와 연결된 유일한 도로인데 이 도로가 막히면 1시간 이상 걸릴 때도 있습니다.”

경기 광주시 경안동 119 안전센터 박철우 구급대원은 촌각을 다투는 환자가 응급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안타까운 상황을 회상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응급실을 운영하는 광주삼성병원이 개원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광주삼성병원은 응급실을 운영해 그해 11월 광주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지정받았다.

박 대원은 “현재 하루 4, 5명의 응급환자가 광주삼성병원으로 옮겨지는데 이는 광주시 전체 119구급대 하루 출동의 40%에 이른다”면서 “과거엔 평균 30분이던 응급실까지의 이송시간이 5∼7분으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의 응급실은 야간과 공휴일에도 운영된다. 응급실을 찾는 환자 수는 하루 평균 50명 안팎. 개원 7개월 만에 1만 명을 넘어섰다.

홍부환 광주삼성병원장은 “지역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원과 동시에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 신종플루, 학생검진…지역사회와 호흡하다

“신종플루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광주삼성병원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그 전에는 광주 관내에 거점병원이 없어 보건소만으로 감당하긴 다소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지요.”

경기 광주시 보건소 윤인숙 의료지원과장은 광주삼성병원이 개원과 동시에 신종플루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당시 거점병원은 분당 서울대학교병원, 제생병원이었다. 거리가 멀다 보니 보건소는 신종플루 감염여부 검사를 원하는 시민들로 넘쳐났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불만은 커졌다.

윤 의료지원과장은 “상당수 환자를 광주삼성병원으로 보내면서 시민들의 불편함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광주시 초등학교 1,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시행되는 학생검진의 50%가량도 맡고 있다.

홍 병원장은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병원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서 “임상경험이 풍부한 의료진과 첨단장비 등 체계적인 병원시스템은 그 밑바탕이 된다”고 말했다.

○ 체계적인 병원시스템

광주삼성병원은 삼육재활병원,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다음으로 광주시에서 규모가 크다. 104병상, 7개과가 있다. 8명의 전문의와 70여 명의 의료진 및 직원이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에 걸친 총 면적은 2500m²(약 800평)이다.

진료과목은 △외과 △정형외과 △내과·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이다. 또 △대장항문 △관절·척추 △당뇨·고혈압 등 질환별로 특화된 전문클리닉도 운영 중. 이 밖에 종합건강검진센터를 통해 일반 건강검진과 성인병 및 암 검진도 받을 수 있다.

광주삼성병원은 자기공명영상(MRI), 컴퓨터단층촬영(CT)을 비롯한 진단장비와 복강경·관절경, 체외충격파쇄석기 등 첨단수술장비를 갖추고 있다.

홍 병원장은 “외과에서는 충수(맹장)염, 담석증 등 기본적인 외과수술은 물론 위, 대장, 직장, 간 수술도 시행한다”면서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 수술 시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수술(복강경수술)’을 원칙으로 한다”고 말했다.

이 병원의 일일 외래 환자 수는 250∼350명. 지난달 기준 3만8000여 명의 환자가 진료를 받았으며 수술건수는 약 500건으로 집계된다고 병원 측은 밝혔다.

※ 홍부환 광주삼성병원장은 고려대 의대 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마쳤다. 세부전공은 위암, 소화기종양, 복강경수술. 수년간 대학병원에서 외과교수로 상부위장관외과와 복강경외과 분야를 진료했다. 광주삼성병원에서 위장관, 간담도, 췌장 등의 복부질환과 복강경수술, 치핵 같은 직장항문질환 등 다양한 분야의 질환을 진료한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 “나이가 많아서, 병원 없어서… 참고만 있었다고요?”
“경기 광주시에는 척추질환과 관절염을 만성적으로 앓는 환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증세가 악화돼 병원을 찾는 환자도 적지 않은 편입니다.”

경기 광주삼성병원 정형외과 이상엽 진료원장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지역 내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큰 규모의 병원이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원장은 이 병원에서 인공관절수술과 관절내시경수술 등 척추·관절질환에 관한 수술을 집도한다. 관절내시경수술은 절개 부위가 크지 않아 회복이 빠르고 주변 조직의 손상이 적은 수술법으로 평가받는다.

“노인층 환자의 경우 가능한 한 수술 대신 물리치료, 주사요법 등을 시행합니다. 증상이 심각해 수술이 필요할 땐 국소마취를 시행하고 절개 부위를 최소화한 수술법을 택합니다. 통증을 줄이고 빠른 회복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이 원장은 “노인층에 많은 척추관협착증 등 척추질환수술에서는 국소마취가 가능한 ‘성형술’ 등을 적용한다”면서 “수술시간은 평균 15분 정도로 한 시간 이내에 걷는 데 무리가 없고 통증도 적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광주삼성병원 측은 “영상의학과가 있고 전문진단장비를 갖춰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면서 “풍부한 수술경험과 노하우를 겸비한 대학병원 출신 의료진으로 구성된 점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 광주삼성병원 정형외과 이상엽 진료원장은 성균관대 의대 부속 마산삼성병원의 정형외과 교수로 근무하면서 인공관절수술을 약 2000건, 관절경수술을 3000여 건 집도한 바 있다. 1996년에는 독일의 유명한 척추전문병원 중 하나인 함스(Harms) 클리닉에서 척추수술과정 연수를 받기도 했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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