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난 163cm에 100kg이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7일 03시 00분


드림성형외과 최준용 원장 지방성형술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말하다

《오늘만 세 번째 수술이다. 연달아 다섯 시간가량 수술 도구를 들고 있다. 오른쪽 손목이 저려온다. 팔을 움직일 때 손목에 힘이 들어간다. 애써 힘을 뺀다. 한 부위만 힘이 들어가면 환자의 몸에 흉터가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안다. 이 환자가 어떤 심정으로 날 찾아왔는지를 말이다. 키 163cm, 몸무게 100kg의 이 여성 환자는 “20대 중반이 되도록 당당하게 살아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 수술로 상상한 만큼 날씬해질 수는 없을 거라고 했다. 환자에게 진실을 얘기하는 의사이고 싶기 때문이다.》 드림성형외과 본원 최준용 원장의 10년 전 얘기다. 최 원장은 2001년부터 지방흡입술, 지방이식술 등 ‘지방성형술’을 해왔다.

최 원장은 수시로 지방성형술에 대해 환자들이 가진 오해와 진실을 밝혔다. ‘뚱뚱한 몸이 단번에 날씬해질 수는 없다. 몸무게가 현저히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라는 내용이 기본이었다. 최 원장의 말에 실망하고 돌아가는 환자도 있었다.

당시 적잖은 의사들은 지방성형술을 꺼렸다. 수술범위가 넓어서 의사도 그만큼 움직임이 많다. 수술에 3시간이 넘게 걸릴 때도 있는 만큼 체력소모도 심하다. 최 원장은 하루에도 수차례 지방성형술을 시술했다. 시술을 많이 한 결과 나름의 노하우도 생겼다. 학회에서 지방성형술에 관한 발표를 했으며 공개 집도도 했다.

○ 수술의 성패, 양손의 감각이 좌우한다

지난해 11월 드림성형외과 본원 수술센터에서 최 원장의 공개 집도가 있었다. 주제는 ‘고파장 레이저를 이용한 지방흡입술’. 고파장 레이저는 없애야 할 지방세포를 선택적으로 녹이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녹인 지방세포는 음압기로 압력을 이용해 추출한다.

“주변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레이저를 세심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손목에 힘이 균형 있게 들어가야 하고 추출하는 지방세포의 양도 균일해야 하죠.” 10년 전 처음 지방성형술을 집도할 때 손목이 많이 아팠던 이유도 이 때문이었다는 최 원장. 힘 조절에 신경 쓰다 보니 레이저를 잡고 있는 오른쪽 손목에 부담이 컸다. 어느 한 부위만 힘이 더 들어가거나 추출하는 지방세포의 양이 많으면 환자의 피부가 울퉁불퉁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직이 손상될 뿐 아니라 흉터도 많이 남는다.

“힘을 일정하게 쓰는 노하우가 생기다 보니 지금은 오른손이 아프지 않습니다. 하지만 왼손은 여전히 아파요. 레이저와 음압기를 사용할 때 환자에게 적용되는 힘의 강도를 느껴야하거든요.”

최 원장은 지방성형술의 성패를 의사의 ‘감각’이 좌우하는 것도 이런 이유라고 말했다. 아무리 최신 기계를 이용하더라도 양손에 익혀진 감각이 없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적잖다는 것이 최 원장의 설명이다.

○ 지방성형술, 오해와 진실을 풀다

“지방흡입술은 전체적으로 몸매를 날씬하게 만드는 수술법 중 하나입니다. 특히 허벅지, 팔뚝, 뱃살 등 군살을 빼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하지만 반드시 기억할 점은 몸무게 자체를 줄여주는 수술이 아니라는 겁니다.”

지방을 1000cc 추출하면 실제 줄어드는 몸무게는 900g 이내다. 또 지방을 전부 제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최 원장은 제거해야 할 지방의 평균 50∼70%까지 추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몸에는 어느 정도의 지방이 있어야 합니다. 지방을 지나치게 제거하면 전해질 불균형으로 전신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최 원장은 또 살이 빠진다고 해서 꼭 아름다운 몸매가 되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몸의 굴곡을 자연스럽게 살리는 것이 오히려 중요하다는 것.

“최근엔 지방흡입술과 지방이식술을 병행하는 방법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습니다. 지방을 추출해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제한 뒤 얼굴, 가슴 등 볼륨이 없는 부위에 채워 넣는 것이죠.”

최 원장은 “지방흡입술과 지방이식술을 병행하기 위해서는 지방을 추출, 분리, 이식하는 과정에서 의사의 실력과 노하우가 중요하다”면서 “신선한 지방을 추출하고 순수 지방세포로 분리해 정확한 부위에 적정량을 주입해야 만족스런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을 흡입한 부위의 피부가 울퉁불퉁해진다거나 지방이식한 부위의 출혈, 심한 부기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시술 경험이 많은 의사에게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 연구를 거듭하며 지방을 재발견하다

“지방은 퇴행성관절염, 척추손상 등 질병 치료제로도 쓰입니다. 지방 안에 들어 있는 줄기세포 때문이죠. 함몰된 피부나 흉터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그 부분을 연구 중입니다.”

최 원장은 지방을 추출하고 정제하는 과정에서 지방줄기세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 줄기세포가 각종 호르몬을 분비하고 콜라겐 같은 물질의 생성을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 최 원장의 설명이다.

최 원장은 앞으로 줄기세포가 치료 뿐 아니라 주름살 제거, 노화 방지, 피부탄력 개선 등 미용적인 측면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원장은 이런 연구 결과를 널리 알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대만에서 열린 ‘아주(亞洲) 항노화미용의학회’에서 ‘지방줄기세포이식술’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 최준용 원장은 서울대 의대 및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삼성서울병원 성형외과 전문의를 거쳤다. 현재 드림성형외과 본원에서 진료 중이며 드림 미의학 유방 및 체험 연구소장을 맡고 있다. 성균관대 의대 외래교수, 국제 성형외과학회 정회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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