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인증한 척추전문 21세기병원, 경기도 부천시에도 개원…진단과 치료, 재활까지 원스톱 시스템 구축
《동네에 큰 병원이 생겼다고 한다. 나 같은 사람도 진료 받을 수 있을까? 병원까지 5분이면 갈 수 있지만 내 걸음으로는 족히 30분은 걸릴 것이다. 몇 번은 길가에 앉아서 쉬어가야 할테니 말이다. 재래시장에서 소일거리를 하며 혼자 살아온 지 수십 년, 내 나이 벌써 80세를 바라본다. 10년 전 다친 허리를 제때 치료받지 못한 이후로 제대로 걸을 수 없게 됐다. 허리도 점점 굽어갔다. 병이 심해지면서 일을 못하게 됐다. 병원비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하지만 부탁이라도 해봐야겠다. 도저히 아파서 살 수가 없다. 큰 병원이라고 하니 약이라도 잘 드는 걸 지어주겠지….》
“검사도 해주고 주사도 놔주고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앞으로 차차 좋아진다고 하는데 벌써 잘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지난 1일 개원한 경기도 부천의 척추전문 ‘21세기병원’을 찾은 김명철(가명·77) 씨의 얘기다.
김 씨는 혼자 살면서 척추관협착증과 퇴행성관절염을 키워왔다. 돈이 있을 땐 물리치료도 받았지만 통증이 일시적으로 줄어들 뿐이었다.
김 씨는 이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비롯한 진료와 치료를 받았다. 진료비도 지원됐다. 그는 절박한 심정이었지만 다시 일을 할 수 있다는 희망까지 갖게 됐다고 한다.
1999년 ‘21세기신경외과’로 개원한 ‘서초 21세기병원(서울 서초구)’은 지난해 개원 10주년을 맞았다. 2008년에는 ‘강북 21세기병원(서울 중랑구)’을 개원했다.
‘부천 21세기병원’은 서초와 강북 21세기병원의 의료진이 모여 세 번째로 문을 연 곳이다.
황순명, 김재학, 배재성 병원장 3인방은 “서울과 인천 사이에 위치한 부천은 이미 병원이 많은 지역이지만 진단부터 수술을 포함한 치료까지 ‘토털케어’가 가능한 척추전문병원은 찾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이 지역을 택했다”고 입을 모았다. ○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병원
인구 약 86만 명의 중소도시인 부천시. 지난 7일 개원 일주일째를 맞는 부천 21세기병원은 부천시 소사구 남부에 위치해 있다. 부천시내에선 인구수가 가장 많은 곳도, 상대적으로 개발이 활발한 곳도 아니다.
황순명 병원장은 “부천에서의 개원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이 지역의 특징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신도시나 비교적 상권형성이 잘된 지역보다는 의료혜택을 더 필요로 하는 곳에 개원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특화된 척추전문병원이 없었던 이 지역은 치료시기를 놓쳐 고생하는 환자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해 병이 악화되는 것만큼 안타까운 상황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병원이 개원과 더불어 생활이 어려워 치료받지 못하는 기초생활수급자나 노인층을 위한 무료 진료, 수술 등을 계획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앞으로 지역단체와 연계해 소외계층에 의료혜택을 지원할 예정이다. ○ 진단과 치료, 재활까지… 차별화된 원스톱 시스템
이 병원은 부천시내에선 드물게 척추관절 분야가 특화된 병원이다. 규모는 지상 3층으로 총면적 4000m²(1200평). 층수를 낮게 하는 대신 각 층의 면적을 최대한 넓게 했다. 이는 거동이 불편한 척추·관절질환 환자들을 위한 것. 계단을 최소화하는 등 환자의 불필요한 동선을 줄이기 위해서다.
‘통합검사실’을 마련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외래에서 검사까지 한 층에서 일괄적으로 받을 수 있다.
검사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영상증폭기 등 대학병원에 준하는 첨단검사장비로 진행된다.
진료과목은 총 5개로 △신경외과 △정형외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내과·가정의학과를 갖추고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 3명과 그 외 4명의 각 분야 전문의들이 협진한다. 마취통증의학과에서는 수술시 마취를 전담하고 통증을 관리한다. 각종 영상 기록을 정확히 판별하는 몫은 영상의학과가 담당한다.
내과·가정의학과의 역할도 눈에 띈다. 김재학 병원장은 “이 과에서는 척추질환으로 인한 내과질환이 있는지 판단하는 것은 물론 고령의 환자나 고혈압, 당뇨 환자의 관리도 전담한다”고 설명했다. 척추질환이 없을 때도 내원해 진료 받을 수 있다.
김 병원장은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환자의 증상에 따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라면서 “진단과 치료, 사후관리까지 ‘원스톱 시스템’이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신경성형술, 주사요법 등 비수술 치료는 물론 외과적 수술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병원장의 설명이다.
○ 특수 클리닉 운영으로 수술과 비수술 각각 전문 치료
이 병원이 진료과목 외에 질환별로 특화된 특수클리닉을 운영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수술 치료 클리닉 △디스크·관절염 클리닉 △척추·관절 내시경 클리닉 △미세현미경레이저수술 클리닉 △재수술 클리닉 △재활 클리닉 등을 운영한다.
배재성 병원장은 “비수술적 치료를 원칙으로 하지만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즉각적으로 적절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면서 “특수 클리닉을 통해 각각 전문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비수술 치료가 효과를 나타내지 않을 때 외과적 수술로의 전환 또한 신속하게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수술은 절개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을 원칙으로 한다. 그래서 주로 척추내시경수술, 미세현미경레이저수술이 시행된다.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존하고 손상부위만 정확히 찾아 치료하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 수술법은 비수술적 치료와 마찬가지로 국소마취나 척추마취로 시행된다. 수술시간은 물론 회복기간도 상대적으로 짧다는 장점이 있다.
배 병원장은 “성공적인 수술을 위해선 수술 경험과 노하우가 풍부한 의사를 찾아야 한다”면서 “병원을 선택할 땐 시스템이 체계적인 전문병원인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황순명, 김재학, 배재성 병원장은 10년 이상 척추·관절질환을 진료해 왔다. 7년간 서울 서초, 강북 21세기병원에서 근무하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부천 21세기병원 개원을 준비해 왔다고 밝혔다. 21세기병원은 2005년과 2008년 보건복지부에서 지정한 척추전문병원으로 올해 3월엔 외국인 환자유치를 위한 한국의 우수의료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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