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원한다면 기초연구 강화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8일 03시 00분


獨 헬름홀츠硏 믈리네크 이사장 방한
“혁신적 개발은 오랜 기초연구의 산물”

독일 헬름홀츠연구회 위르겐 믈리네크 이사장은 “기초과학과 실용성의 융합은 참을성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 제공 기초기술연구회
독일 헬름홀츠연구회 위르겐 믈리네크 이사장은 “기초과학과 실용성의 융합은 참을성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사진 제공 기초기술연구회
“정치인들은 기초연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끔 망각합니다. 단기적으로 부(富)를 창출하는 데 경도되어 있다고나 할까요? 노벨상을 받고 싶다면 기초연구를 강화하고 지식의 최전선에 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독일의 기초과학지원기관인 헬름홀츠연구회의 위르겐 믈리네크 이사장이 한국 기초기술연구회와 협력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최근 한국을 찾았다. 2001년 출범한 헬름홀츠연구회는 페터 그륀베르크(2007년 물리학)와 하랄트 추어하우젠(2008년 생리의학) 등 2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물리학자로 독일 훔볼트대 총장을 지낸 믈리네크 이사장은 실용성과 기초과학을 융합할 때 “조급해하지 말고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국부를 창출하는 것도 기초과학이 있어야 합니다. 때론 수십 년이 걸려야 혁신적인 기술이 나옵니다. 레이저, 트랜지스터, 자기공명영상(MRI), 인터넷 등 혁신적인 개발은 오랜 기간 기초연구를 통해 나왔습니다.”

이어 연구개발(R&D)에 대한 정부의 개입은 국가 차원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에 그쳐야지 과학자들의 구체적인 활동까지 간섭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과학자들에게 위대한 도전과제를 던지는 것을 강조해 왔다”며 “기후변화 문제, 알츠하이머병 연구,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은 기초과학이면서도 실용성 있는 과제로 과학자, 정치가, 시민이 함께 관심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믈리네크 이사장은 과학 인재 교육도 장기적 관점이 필요하다며 2년 6개월 전부터 ‘타이니 토츠(tiny tots)’라는 유치원 과학 교육 사업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사업은 유치원 과학 선생님을 양성하는 제도로, 3년도 안돼 1만3000개의 유치원이 동참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상경 및 법조계로 쏠리는 독일의 인재를 이공계로 돌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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