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원형탈모, 대상포진, 우울증… “얼굴이 날 아프게 했다”

  • Array
  • 입력 2010년 7월 5일 03시 00분


허물어진 치아, 주걱턱, 안면비대칭으로 외출까지 꺼렸던 그녀…
소프트 라인 성형으로 새로운 인생을 살다

《고르고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미소 짓는 정소정 씨(23·여). 정 씨는 평소 주위 사람으로부터 “부드러운 인상과 동그란 얼굴형이 매력적이다”란 말을 자주 듣는다.
정 씨는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위 앞니가 닳아서 거의 없었으며 주걱턱에 안면비대칭까지 있었다. 자신의 얼굴과 표정에 자신이 없다보니 상대방을 똑바로 마주보며 얘기하지 못했다. 습관적으로 왼쪽 볼을 감쌌으며 거울을 볼 땐 코 밑으로는 절대 쳐다보지 않았다.
올해 3월 정 씨에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주사바늘조차 무서워 병원이라면 질색을 하던 정 씨가 수술대 위에 올랐던 것. 정 씨는 “지금도 그날을 떠올리면 심장이 뛴다”고 말했다.
도대체 정 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걸까?》

○ 허물어진 치아, 주걱턱, 안면비대칭… 입을 열지 못한 이유


어느 날 정 씨의 여동생이 사람들의 사연을 받고 몇 명을 선정해 성형을 해주는 케이블 TV 프로그램 ‘올리브쇼’에 사연을 보냈다. 웃을 때는 물론 평소 생활할 때조차 자신감 없어 보이는 언니의 모습이 안쓰러웠던 것. 동생의 사연은 채택됐고 6개월 후 정 씨는 치아 치료 및 안면비대칭 관련 수술을 받았다.

이때 수술을 담당한 것은 드림성형외과 본원 김영준 원장. 그러나 정 씨는 상담할 때도 눈도 못 마주치고 우물쭈물했다.

“초등학교 때 사고로 앞니가 깨졌었어요. 그런데 치료를 못 받아서….”

정 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어렸을 때 깨진 앞니를 바로 치료받지 못했다. 성장하면서 깨진 부분이 닳으면서 결국엔 위 앞니 5개가 손실됐다.

또 안면비대칭으로 왼쪽 턱이 짧고 뾰쪽했다. 가만히 있어도 입술이 삐뚤어져 보였던 탓에 평소 사람들에게 “기분 나쁜 일 있냐” “표정이 날카로워 보인다”란 말을 자주 들었다.

중학교 때는 스트레스로 인해 원형탈모가 생겼다. 심지어 스트레스로 인한 대상포진으로 온몸에 물집이 잡혀 고생한 적도 있었다.

정 씨는 어려운 형편을 돕기 위해 대학에 가지 않았다. 처음 시작한 일은 호프집 홀 서빙이었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일하기는 만만치 않았다. 비뚤어진 얼굴 때문에 때론 놀림을 받기도 했다. 참고 참다가 눈물도 많이 흘렸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시작한 일도 생각만큼 수월치 않았다. 결국 몇 개월을 일하다가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 이후부터 정 씨는 누군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면 “얼굴에 대해서 얘기하거나 놀리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가슴이 시렸다.

○ 둥그러진 얼굴선으로 자신감 회복

정 씨를 얼핏 보면 단순한 주걱턱과 안면비대칭 정도로 보인다. 하지만 정 씨의 증상은 복합적이었다.

김 원장은 “정 씨의 입을 벌리고 상태를 확인해보니 위 앞니 5개 손실뿐만 아니라 치아 주변에 있는 뼈인 치조골 부위가 매우 심각하게 손상돼 있었다”고 말했다.

정 씨는 위턱(상악)과 아래턱(하악)을 움직여 이상적인 위치로 옮기는 기존의 ‘양악수술’에 ‘안면윤곽성형술’을 접목한 ‘소프트 라인(soft line) 성형’ 수술을 받았다.

김 원장은 “이 수술법은 입 안을 최소로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가 남지 않고 회복기간이 다른 수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면서 “특히 복합적인 증상을 1회 수술로 교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 후 정 씨는 달라졌다. 콧대를 따라 내려오는 얼굴선은 거의 정확하게 양쪽이 대칭을 이룬다. 웃을 때 드러나는 치아도 가지런하다.

이제는 거울로 자신의 얼굴을 볼 때 매우 만족한다는 정 씨.

“수술 전에는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고 얘기하지 못했어요. 삐뚤어진 입 모양을 다른 사람이 보는 게 싫었거든요. 이제는 달라졌죠. 당당해졌어요.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눈을 보며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어요.”

○ 외향과 심리뿐 아니라 기능까지 고려한 수술

김 원장은 “정 씨는 치아손실 뿐만 아니라 턱뼈가 어긋나 있었기 때문에 음식을 씹기 힘들어 소화 장애와 충치 등도 심했을 것”이라며 “만약 수술하지 않았으면 주걱턱, 안면비대칭 증상이 점점 심해져 상태가 악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18세 전후가 되면 대부분의 신체 성장은 멈춘다. 하지만 얼굴뼈는 20대가 돼도 변하기 때문에 주걱턱이나 안면비대칭의 상태가 점점 더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

김 원장은 정 씨와 같은 복합적 증상으로 고민하는 환자들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교정 및 수술을 통해 기능적, 외향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심리적 요인까지 변화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정 씨는 2년 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를 만났다. 친구가 정 씨에게 “왜 이렇게 표정이 밝아졌어?”라고 물었다. 정 씨는 “얼굴의 변화로 자신감이 생겨 표정까지 밝게 변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정 씨는 또 “앞으로 취업할 거예요. 저 때문에 맘 고생하신 부모님과 동생에게 맛있는 것도 사주고 평범하지만 즐겁게 일하면서 사는 게 제 꿈이에요”라며 밝게 웃었다.


이승태 기자 st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