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특집] “건강검진, 난 ‘단골’한테 간다”

  • Array
  • 입력 2010년 7월 21일 03시 00분


한 병원-한 의사 정해 놓고 검진받아야 내 몸 작은 변화도 놓치지않고 파악

숙박검진 시설이 있는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1박 2일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일반인을 진찰하고 있다.
숙박검진 시설이 있는 한 종합병원에서 의료진이 1박 2일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일반인을 진찰하고 있다.

《회사원 허모 씨(42·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평소 업무상 술을 주 2,3회 마시는 것 말고는 건강한 체질이었다.
정기적으로 받는 건강검진을 꼭 받았다.
휴가를 앞두고 건강검진을 받고 동해안으로 피서를 떠났는데 병원에서 “위 내시경 검사에서 위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휴가를 반납하고 바로 병원에 왔다.
다행히 위암 중에서도 아주 조기에 해당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을 쓸었다.
허 씨는 “건강검진을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꾸준히 받은 결과 운이 좋게도 조기 위암을 발견한 것 같다”면서 “건강검진은 내 몸의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초계병”이라고 말했다.
암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암의 조기 진단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의 경우도 조기에 발견해 약을 복용하지 않고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다스리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가 개소 20주년을 맞아 2000년부터 2009년까지 건강검진을 받은 고객 38만여 명의 악성종양 발견 현황을 분석한 결과, 건강검진을 통해 암을 처음 발견한 사람이 2009년 404명으로 2000년 181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기본적으로 매년 검사해 봐야 할 항목은

정기적인 건강진단의 목적은 무증상 시기에 질병을 조기 발견하고 개인의 질병 위험인자를 파악하여 심각한 질환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데 있다.

건강진단이나 건강진단의 어느 특정 항목을 얼마나 자주 해야 하는가는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비용 대비 효과를 봤을 때 나이와 가족력 등 본인의 상황에 맞는 건강검진을 고르는 것이 좋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건강검진 전담 간호사가 프리미엄 건강검진을 받는 부부에게 검사 코스를 안내하고 있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건강검진 전담 간호사가 프리미엄 건강검진을 받는 부부에게 검사 코스를 안내하고 있다.
대개 40, 50대의 경우 성인병의 조기 발견과 우리나라에서 호발하는 암의 조기 진단에 유용한 검사가 포함되는 것이 좋다. 혈압, 청력, 시력, 신장, 체중 등의 검사와 혈액검사를 통해 빈혈, 백혈구, 혈소판 등의 문제를 검사하며, 간기능, 신기능, 통풍, 지질, 당뇨, 갑상샘 기능, 간염표지자 검사, 면역혈청 검사 등과 대변·소변 검사와 심전도, 방사선 영역의 흉부 촬영, 복부 초음파 검사 그리고 위장조영술 혹은 위내시경, 여자의 유방촬영과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가 대표적이다.

혈액검사는 만성 성인병 질환의 진단에 초점을 맞춘다. 암의 경우 폐암은 흉부 방사선 검사, 위암은 위장조영술이나 위내시경 검사, 간암은 복부 초음파 검사와 암 표지자 검사, 대장암은 대변 잠혈 반응 검사,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 유방암은 유방 촬영을 통하여 검사를 받는다.

○건강검진 어떻게 받아야 하나?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이미 몸 안에 발생해 있는 질환을 가급적 조기에 발견하여 적기에 치료를 받음으로써 좋은 결과를 얻는 데 목적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질병치료에 역점을 두었던 건강검진이 최근 들어 질병의 예방과 위험요인 제거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먼저 자신의 주치의(단골의사)를 정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정확히 알고 있는 주치의가 필요하다. 자신의 가족력, 질병의 과거력, 현재의 증상이나 과거 검사의 문제점 등을 정확히 아는 주치의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 병원에서 계속 건강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병의 상태는 무엇보다도 몸의 상태의 변화를 미리 알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한데 병원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받는 경우 과거의 검사에 대한 비교가 어렵다. 한 병원에서 계속 받으면서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좋다.

검진 뒤엔 자신이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수치나 체크사항도 알아둬야 한다. 비만도, 혈압, B형간염의 면역상태,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자신이 고위험군에 속하는 질병의 종류 등이 바로 그것인데 이들 중 한 가지라도 비정상 소견이 나타나면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후속조치는 음식 조절, 금연, 운동 실시, 예방접종 등의 예방조치이거나 정확한 진단을 위한 정밀검사가 될 수도 있으며 약물복용, 수술 등의 치료조치가 될 수도 있다.

검진의 결과를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거나 결과지의 판정소견만을 믿으면 안 된다. 검사소견은 언제나 ‘그 사람 전체의 건강’이라는 관점에서 해석돼야 한다. 같은 검사소견이라도 성별, 나이, 가족들의 병력, 흡연 여부에 따라서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고 후속조치도 달라진다.

(도움말=전성훈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교수, 최규용 서울성모병원 평생건강증진센터장, 김원술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 센터장, 최윤호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센터장)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