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건강검진에 빠질 수 없는 최첨단 기기가 있다. 바로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이다. CT는 환자 몸의 단면을 촬영하는 데 X선을 이용하고 MRI는 X선 대신 강한 자석의 힘과 전자기파를 이용하는 것이 차이다. 최근 이들 장치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CT, 움직이는 장기도 찍어=병원을 가면 간혹 ‘32슬라이스CT 도입’, ‘64슬라이스CT 도입’이라는 플래카드를 흔히 본다. 이는 사람의 몸을 찍는 영상 검출기가 32개, 64개가 된다는 의미. 숫자가 클수록 정밀하고 얇으며 짧은 시간에 많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최근엔 최대 640슬라이스까지 출시됐다. 종전에 CT는 교통사고나 낙상 등을 당한 응급 환자를 빨리 진단해야 하는 상황에서 찍었다. X선이어서 부러진 뼈를 판독하기에 좋았기 때문.
하지만 최근에 도입되는 CT는 움직이는 장기인 심장까지 촬영할 수 있다. 사진 촬영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속도와 함께 늘 수 있는 방사선 피폭량을 줄이기 위해 심장박동에 맞춰 촬영하는 ‘스텝 앤드 슛’ 기법이 사용된다.
필립스의 브릴리언스 iCT
필립스의 브릴리언스 iCT는 촬영 기기가 환자를 1회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0.27초에 불과하다. 분당 심박수가 95회로 빨라도 스텝 앤드 슛으로 촬영할 수 있다. CT의 방사선을 80%로 대폭 낮추는 아이도스 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CT는 인체 내부를 단면으로 촬영한 뒤 이를 재구성해서 영상을 완성하는 의료기기이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할수록 영상은 보다 선명해진다. 아이도스 기술은 초당 50장까지 영상을 재구성해 적은 방사선량으로도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심장의 경우 보통 4∼7 밀리시버트 방사선량을 사용하는데 브릴리언스 iCT는 단 0.2밀시버트만으로 좋은 영상이 나와 방사선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방사선량을 줄이면 영상의 질이 떨어지는 단점을 극복한 셈이다.
필립스 브릴리언스 iCT는 국내에서는 중앙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 건진센터, 울산대병원, 제주한라병원, 강동성심병원 등 총 10여 곳에 보급돼 있다.
한편 2mm이하의 병변까지 진단 가능한 초정밀 영상을 찍을 수 있는 CT도 선보이고 있다. 도시바의 640MSCT(Multi-Slice CT)는 기존 CT의 2.5배인 640장의 영상을 획득할 수 있어 작은 병변까지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다. 필립스의 브릴리언스 iCT도 2mm이하의 병변까지 찾아낼 수 있다. 필립스와 도시바 CT는 단 한 번의 검사로 뇌 속 영상이나 뇌혈관의 동맥 정맥의 영상 등을 5분 이내로 얻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뇌질환 등 응급환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도시바의 640MSCT는 심장 촬영시 피폭량을 90% 이상 감소시켰고 흉부나 복부에도 최대 75%까지 방사선량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국내에서는 일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상계백병원, 인천성모병원등이 올해 안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도시바의 640MSCT ▽MRI 폐쇄공포증 환자의 두려움도 줄여=MRI는 주로 뇌신경질환 척추질환 관절질환 근육질환 진단에 사용된다. MRI는 ‘테슬라’라는 자석의 세기로 성능을 표시한다. 1테슬라는 1만 가우스다. 냉장고 문에 쓰는 자석의 세기가 100가우스이므로 상당히 큰 자석이다. 국내 MRI 대부분은 1.5테슬라를 사용하며 3테슬라 MRI도 점차 늘고 있다. 가천의과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에 있는 MRI는 7테슬라지만 아직 연구용이다. 테슬라가 크면 그만큼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MRI는 좁은 파이프처럼 생긴 곳에 들어가서 30∼50분 찍어야 해 검사 받는 사람이 공포감을 느끼기 쉽다. 하지만 필립스 헬스케어의 아치바 3.0T TX는 환자가 누운 상태로 들어가는 부분에 엠비언트링이라는 특수 조명 장치를 설치해 폐쇄공포증이 있는 환자의 두려움을 줄였다.
아치바 3.0T TX의 경우 찍는 시간도 최대 40%까지 줄였다. 가령 기존의 목부위 MRI 검사에 5분이 소요됐다면, 아치바 3.0T TX는 3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따라서 장시간 촬영이 힘든 소아나 노약자, 응급환자들이 더욱 편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재발한 암세포를 구별하거나 미세한 혈관의 구조나 신경 등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하다. 필립스 헬스케어의 아치바 3.0T TX는 국내에서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부산백병원, 해운대백병원 등에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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