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에 이사로 있는 배국한 씨(가명·52)는 최근 비뇨기과에서 ‘전립샘비대증’ 진단을 받고 고민에 빠졌다. 의사는 약물치료를 권했지만, 부작용이 걱정스러웠다.
전립샘비대증은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전립샘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요도를 압박해 소변의 흐름을 방해하는 질환이다. 정액 역시 요도를 거쳐 배출되기 때문에 전립샘에 이상이 생기면 성 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률도 증가한다.
전립샘비대증은 대부분은 별도의 수술 없이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치료제를 복용한 뒤 저혈압, 어지럼증 같은 심혈관계 부작용과 성욕 감퇴, 발기력 저하, 사정액 감소 등 성 기능 관련 부작용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대부분의 치료제가 전립샘 관련 혈관뿐 아니라 모든 혈관에도 작용하기 때문이다.
전립샘 치료의 부작용 문제를 개선하면서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약물에 대한 새로운 연구결과가 최근 발표돼 관심을 끌고 있다.
20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비뇨기과 분야 최신 연구 결과를 공유하는 학술 행사인 ‘2010년 비뇨기과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이 행사에서 비뇨기과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일본 가와사키의대 비뇨기과 아츠시 나가이 교수는 “효과적인 전립샘비대증 치료를 위해서는 ‘실로도신’ 같은 알파차단제의 역할이 중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알파차단제는 전립샘 주변의 근육을 수축시켜 요도를 좁아지게 하는 알파1A수용체를 차단해 근육을 이완시킨다. 하지만 효과가 강력하면 방광 쪽 근육도 함께 이완되면서 정액이 역류될 수 있다는 문제가 생긴다.
나가이 교수는 이에 대해 “역류성 사정장애는 오히려 치료 효과에 따른 긍정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 “지속적으로 약을 복용하면 증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한 실로도스 성분의 트루패스는 알파차단제에 해당한다”면서 “배뇨장애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전립선비대증의 증상이 심하거나 기존 약물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중증환자들에게 특히 효과적일 수 있다고 중외제약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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