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의 화두는 ‘공정’이다.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쓴 ‘정의란 무엇인가’가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대통령은 날마다 ‘공정한 사회’를 부르짖고 있다. 사실 인간은 자신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불공정을 응징하려는 성향을 가진 ‘사회적 동물’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과학 실험이 ‘제삼자 처벌게임’이다.
A, B, C 세 사람이 있다. A에게 10만 원을 주며 B와 나눠 가지라고 한다. C에게는 일단 5만 원을 준다. A는 B에게 한 푼도 안 줘도 된다. 그러나 C는 A의 행동에 ‘태클’을 걸 수 있다. 예를 들어 C는 5만 원의 일부를 내놓고 그 돈의 3배를 A의 몫에서 뺄 수 있다. C가 5만 원에서 2만 원을 내놓으면 A는 그 3배인 6만 원을 잃어 4만 원만 갖게 된다. 게임을 해보면 많은 사람이 A의 결정이 탐욕스럽다고 생각할 경우 응징을 한다.
이런 게임에서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이 그 사람이 속한 사회의 규모와 경제 체계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조지프 헨드릭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교수팀은 전 세계 15개 인구집단을 대상으로 게임을 한 결과 집단이 크고 시장이 발달한 사회일수록 공정함과 처벌 기준이 엄격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당신이 A라면 B에게 얼마를 나눠 주겠느냐”는 질문에 집단 구성원이 109명이며 경제 규모가 작은 피지의 야사와 주민은 평균 2만7000원을 주겠다고 답했다. 이보다 규모가 19배가량 크고 경제 거래도 활발한 콜롬비아의 산키앙가 주민은 평균 4만3000원을 주겠다고 답했다. 과학동아 10월호에서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소개된 여러 사례를 최신 연구 결과로 재해석해 시사기획으로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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