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취중진단]당신은 어떤 남편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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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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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알코올의존증(알코올중독)은 남편이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치료의 성공여부가 달라진다. 남편이 단주를 위해 아내와 합심하고,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도중 적극적인 도움을 준다면 알코올의존증은 좀 더 효과적으로 치료될 수 있다. 나는 어떤 유형의 남편일까?

■ 순교자형 ■ “내가 희생하면 되지!”

아내가 술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모든 뒤치다꺼리를 해주며 ‘해결사’ 역할을 자처한다. 이들은 가정의 평화를 위해 ‘내 한 몸 희생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헌신하고 희생한다. ‘언젠가는 마음잡을 날이 있겠지’ 하며 막연한 희망으로 살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게 내 팔자’라며 체념하기에 이른다.


■ 박해자형 ■ “이럴 거면 이혼해!”


내 잘못보다는 아내의 잘못에만 초점을 둔다. ‘알코올의존증 환자를 데리고 사는 나만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아내를 악역으로 내몬다. 집안일을 함께 의논하지 않는 등 아내를 무시하는 행동을 하고 ‘이럴 거면 이혼하자’고 협박하기도 한다. 화를 참지 못해 싸움도 자주 만든다. 술 먹고 자는 아내를 흔들어 깨워 싸움을 걸거나 심할 경우 폭력을 저지르기도 한다.
■ 공모자형 ■ “너만 마시냐? 나도 마신다!”

아내가 술을 마시면 ‘너는 마시는 데 나는 못 마시냐’란 생각에 속상함을 술로 달랜다. 이들은 아내가 술을 완전히 끊기를 바라는 것 보다는 ‘나랑 있을 때만 마시자’ 또는 ‘좋은 분위기에서 같이 마시면 괜찮다’라는 식으로 술을 조절하게 하려고 한다. 알코올의존증의 위험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아내의 알코올의존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 무관심형 ■ “네 마음대로 해!”


이들은 아내의 알코올의존증을 고치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포기한 유형. 감정적으로 무감각한 상태가 돼 결국 냉담해진 경우다. 아내가 술을 마시든 말든 방치하고 무관심하다. 한집에서 살지만 서로 타인처럼 지낸다. 부부관계도 갖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깊은 우울감과 상실감을 경험하게 된다. 결국 이혼이나 자살 등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동반자형 ■ “합심해서 이겨내 보자!”

아내가 혼자서는 술을 끊을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아내와 합심해 단주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돕는다. 아내와의 대화를 통해 힘들어하는 문제에 대해 공감해준다. 사람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술로 인한 질병에서 오는 문제’라고 냉정하게 판단하며 전문적인 치료를 위해 투자한다. 치료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남편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아내가 완치될 수 있도록 이끈다.

양재진 여성알코올중독치료전문 W진병원 원장

※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김선욱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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