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웹사이트는 대개 텍스트와 사진 정보 위주로 운영된다. 최근 생생한 화면을 원하는 독자가 많아지면서 신문 웹사이트에도 동영상 콘텐츠가 많이 늘었다. 그러나 방송사 웹사이트에 비해 동영상 분량은 적다. 신문사로서 동영상 제작은 상당한 기술력과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영국 주요 신문의 웹사이트는 BBC로부터 뉴스 동영상을 제공받아 동영상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현재 데일리메일, 텔레그래프, 인디펜던트, 가디언 등 4개 신문 웹사이트에서 BBC 동영상을 볼 수 있다. 자사 제작 동영상과 BBC 동영상을 섞어 내보내는 곳도 있고 BBC 동영상 코너를 따로 만든 곳도 있다. 동영상에 ‘BBC’라는 로고가 실려 있으면 BBC에서 제공받은 동영상으로 보면 된다.
지난해 9월 BBC는 4개 신문과 동영상 공유 계약을 체결했다. 동영상 제공은 무료다. 신문은 BBC가 만든 품질 좋은 동영상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고, BBC는 자사의 로고가 실린 동영상을 다른 언론사 웹사이트를 통해 내보낼 수 있는 ‘윈윈’ 전략이다. BBC는 4개 신문에 제공하는 동영상이 좋은 반응을 얻자 이달 초부터 2차로 동영상 계약을 체결할 신문을 모집하고 있다. 현재까지 15개 신문사가 BBC에 동영상 제공을 요청했다.
BBC가 신문 웹사이트에 제공하는 동영상은 BBC 웹사이트에 올라온 동영상들이다. BBC 웹사이트에 동영상이 올라온 지 48시간이 경과한 후부터 신문들은 동영상 파일을 전송받아 자사 웹사이트에 실을 수 있다. BBC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i플레이어’라는 동영상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영국 내에서 4개 신문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이용자만이 BBC 동영상을 볼 수 있다.
BBC는 동영상을 제공받는 신문 웹사이트에 세 가지 조건을 지켜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동영상 앞뒤로 광고를 내보내지 말고, 내용을 편집하지 말고, BBC 로고를 삭제하지 말아 달라는 것이다. BBC는 앞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이트와 개인 웹사이트에도 동영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뉴스코프, 트리니티미러 같은 BBC의 경쟁 미디어업체는 “거대 공룡 BBC의 교묘한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라며 무료 동영상 제공을 비판하고 있다. BBC가 원래 동영상 공유 계약을 체결할 때는 신문사들에 콘텐츠 제공뿐만 아니라 기술 공유도 약속했지만 정작 BBC 로고가 실린 콘텐츠를 신문 웹사이트를 통해 내보내는 데 급급해 기술 공유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또 ITN, 프레스어소시에이션 같은 동영상 전문 통신사들은 BBC의 동영상 무료 제공으로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BBC의 무료 동영상 제공은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공익 실현이라는 BBC 본연의 임무에 부합하는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국민에게서 수신료를 징수하는 BBC가 다른 매체, 특히 독자 감소로 고전하는 신문사를 위해 아무런 지원도 하고 있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BBC는 공익성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정치, 경제, 건강, 과학기술 등 4개 분야에서만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공익성이 떨어지는 연예, 스포츠 동영상은 제공하지 않는다. 매년 54억 달러의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으로서 BBC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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