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 건강 프로젝트]<上>여성의 발 질환 무지외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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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25일 03시 00분


킬힐, 발 → 무릎 → 허리까지 죽인다

《중년에 접어들면 관절의 노화가 시작된다. 이때 관절을 잘 관리하지 않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면 관절이 손상을 입기 쉽다. 특히 등산, 오래 달리기와 같은 활동을 할 때 주의해야 하는 무릎, 어깨, 발 관절 질환의 원인과 치료·예방법을 ‘관절 건강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연세사랑병원과 함께 3회에 걸쳐 알아본다.》

가수 서인영은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한복에 킬힐(굽이 15cm 안팎인 하이힐)을 신은 스타일을 선보일 정도로 킬힐 예찬론을 펼쳤다. 하지만 킬힐 같은 신발은 맵시를 줄진 몰라도 발 건강에는 매우 좋지 않다.

박의현 연세사랑병원 원장은 “하이힐을 비롯해 발볼이 좁은 신발은 무지외반증 등 발 질환을 일으키기 쉽다”라고 말했다.

○ 잘못된 신발 선택이 무지외반증 유발

앞코가 뾰족하고 굽이 높은 킬힐을 계속 신으면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이 나타날 수있다. 통증이 심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고 걷는 습관이 생긴다. 이런 잘못된 걸음걸이는 무릎과 척추에도 큰 부담을 준다.동아일보 자료 사진
앞코가 뾰족하고 굽이 높은 킬힐을 계속 신으면 엄지발가락이 안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이 나타날 수있다. 통증이 심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고 걷는 습관이 생긴다. 이런 잘못된 걸음걸이는 무릎과 척추에도 큰 부담을 준다.동아일보 자료 사진
잘못된 신발이 불러올 수 있는 대표적 질환으로 무지외반증을 꼽는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무지)이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질환. 볼의 폭이 좁은 신발을 신을 때 주로 생기고 유전적 요인도 작용한다.

무지외반증은 남녀 모두 발병 가능성이 있지만 특히 중년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남성의 경우에는 좁고 뾰족한 신발을 선택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에 무지외반증이 흔하지 않다. 반면 여성은 남성보다 발병률이 5, 6배 높다.

무지외반증의 초기 증상은 엄지발가락 안쪽이 돌출되고 빨갛게 변하며 때때로 통증이 온다. 통증이 점점 심해지면 무의식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바닥에 딛지 않고 걷는 습관이 생긴다. 결국 엄지발가락이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해 발바닥에 굳은살이 생기고 신경이 뭉쳐 발바닥 앞쪽에 통증을 유발한다. 발의 변형이 점점 심해지면서 발바닥을 지탱하는 뼈의 배열이 틀어진다.

박 원장은 “무지외반증으로 인한 잘못된 걸음걸이는 무릎과 척추에 비정상적인 부담을 줘 관절염이나 허리디스크 등 2차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 미니금속판 고정 절골술, 2, 3일 후 목발 없이 보행

무지외반증은 재활치료나 주사치료 등의 비수술 요법으로는 완치가 어렵다. 잘못된 뼈를 돌려주는 수술을 해줘야만 재발하지 않는다. 예전엔 수술을 하더라도 엄지발가락이 휜 것을 고치기보다는 튀어나온 뼈만 없애 재발이 잦았다.

하지만 요즘은 변형된 뼈 자체를 교정해 정상에 가까운 모양을 만든다. 제자리를 잡은 뼈를 고정하기 위해 대부분 핀을 사용한다. 이 핀을 제거하기 위해 6주 후 또 한 번의 수술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최근엔 ‘미니금속판 고정 절골술’이 도입돼 재수술을 없앴다. 미니금속판을 이용한 수술은 고정핀 대신 수술 부위에 맞는 미니금속판을 선택해 부착하고 같은 재질의 핀으로 교정한다. 미니금속판은 뼈가 붙고 난 뒤에 제거하지 않아도 되므로 2차 수술이 필요 없다. 수술 시간이 30분으로 짧고 입원은 2, 3일 하면 된다. 직장인은 주말을 이용해 수술할 수 있다.

이호진 연세사랑병원 족부센터 과장은 “미니금속판은 인체에 무해한 티타늄 소재로 만들어졌고, 크기가 1∼3cm로 작아 많이 절개할 필요가 없다”며 “무지외반증이 심한 환자도 받을 수 있고 보험 적용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 예방법은 어떻게?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 길이보다는 발볼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부분 신발이 서양인의 발 길이에 맞춘 경우가 많아 발볼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신발은 오후에 고르는 것이 좋다. 발이 가장 많이 붓고 커진 시간에 신어서 맞는 신발을 고르면 평소에는 여유 있게 신을 수 있기 때문이다.

꼭 하이힐을 신어야 하는 경우라면 5cm 이하의 굽을 선택하고 신는 횟수를 점차 줄이며 실내에서는 볼이 넓은 편한 신발로 갈아 신는 것이 좋다.

무지외반증이 있는 사람은 습관적으로 엄지발가락을 벌려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고, 엄지발가락 안쪽 부위에 통증이 있다면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하이힐을 피하는 것이 좋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무지외반증 예방법

1. 발 길이보다는 발볼에 맞는 신발을 선택한다.
2. 하이힐 신는 횟수를 줄이고, 가급적 굽이5cm 이하인 신발을 신는다.
3. 실내에서는 하이힐을 벗고 볼이 넓은 편한 신발을 신는다.
4. 틈틈이 엄지를 벌려 주는 스트레칭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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