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어보지 않으면 도무지 그 맛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요리다. 아니 그것은 요리가 아닌 예술작품이다.’
나도 모르게 탄식이 터져 나왔다. 도대체 이 요리는 무엇인가. 눈으로 요리를 감상한 뒤 입으로 그 맛을 음미한다. 새로운 미식의 세계가 열리는 순간이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엘본 더 테이블(ELBON the table)’은 다채로운 빛깔, 추상적인 오브제, 맛의 조화, 스토리텔링을 전부 갖춘 요리로 구성된 코스가 유명하다. 코스는 맛은 물론 예술적 감각을 더한 ‘아뮤즈 부슈(Amuse Bouche·입술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뜻의 식전요리)’로 시작된다. 구운 송로버섯과 진공상태의 팩에 넣고 저온에서 24시간 찐 삼겹살, 앙증맞은 새우젓튀김이 겹겹이 쌓여 있다. 한 입 베어 물자 입 안 가득 송로버섯의 향이 기분 좋게 퍼진다. 고소하면서 짭짜름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가지튀김과 무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곁들여진 푸아그라 요리, 생 모차렐라 치즈를 두부 모양으로 만들고 토마토퓌레, 앤다이브, 바질 등으로 김치를 표현해 마치 두부김치처럼 보이는 카프레제는 요리가 얼마나 창의적인지를 보여준다. 캐비어를 올린 차가운 카펠리니, 간장게장으로 맛을 낸 파스타, 연어로 만든 수프, 깻잎 셔벗, 와사비 초콜릿 등은 신선하다 못해 파격적이다.
숙성한 뒤 숯불에 구워낸 스테이크는 오로지 소금과 후추로만 맛을 냈다. 그만큼 고기 자체의 맛에 자신 있다는 얘기다. 깊은 향과 풍부한 육즙이 일품이다.
이 모든 음식은 한 남자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스타 셰프 최현석 씨(39)다. 그는 언제나 새로운 요리를 만든다. 재료를 선택하고 맛을 내기까지 요리의 전 과정을 자신만의 이야기로 표현한다. 그것은 요리는 자유롭고 창의적이어야 한다고 믿는 그의 실험정신에서 비롯됐다.
지난 4년간 최 씨가 선보인 창작요리는 무려 600여 개. 요리책도 레시피도 그에겐 필요 없다. 맛에 대한 타고난 감각, 최고 수준의 재료, 재료의 맛을 살리는 실력과 요리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대의 미식가들은 물론 홍콩, 뉴욕, 도쿄 등 전 세계 미식가들이 엘본 더 테이블을 찾는 이유다.
맛의 비밀을 캐는 Mr. 호미(好味) godaetoo@naver.com
■ 모르면 손해
엘본 더 테이블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 길에 있다. 코스요리는 물론 그릴요리, 파스타, 샐러드, 디저트 등 최현석 셰프의 다양한 창작요리를 만날 수 있다. 하루 이틀 전에 예약을 하면 원하는 재료와 요리 구성이 가능하다. 발레파킹 가능. 02-547-4100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정선우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