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허브 전남]“세계적 백신산업특구로 도약” 화순, 아시아 세러피 허브를 꿈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바이오 클러스터-메디컬 클러스터 양대 축 구축… 2008년부터 독감백신 시제품 생산 시작

전남 화순군이 최근 국내 최초로 ‘백신산업특구’로 지정됐다. 국내 의료관련 특구는 강원 원주시의 ‘첨단의료건강산업특구’와 전북 익산시의 ‘한양방 의료연구단지특구’ 등 2곳이 있지만 ‘의약 분야의 꽃’으로 꼽히는 백신과 관련된 특구는 화순이 유일하다.

화순군은 지난해 11월 국가안보 차원에서 백신 원료생산국을 꿈꾸는 대장정의 첫걸음인 ‘화순 백신산업 특구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진 지 1년 만에 이 같은 결실을 거뒀다.

○ 세계 최고 생산성이 목표

화순군은 백신산업특구 지정을 계기로 화순일반산업단지와 화순 전남대병원 일원에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보유한 면역백신 개발 존을 구축할 방침이다. ‘바이오 클러스터’와 ‘메디컬 클러스터’는 화순 백신산업특구의 양대 축이다. 전완준 군수는 “이 분야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독일 프라운호퍼 한국연구소까지 유치하면 세계적인 백신면역특구로 성장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전남 화순군 모후산은 빼어난 풍광과 울창한 숲에서 품어져 나오는 국내 최고 수준의 피톤치드로 전국에서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제공 화순군
전남 화순군 모후산은 빼어난 풍광과 울창한 숲에서 품어져 나오는 국내 최고 수준의 피톤치드로 전국에서 탐방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 제공 화순군
산업경제발전연구원은 백신특구 지정에 따른 생산 및 고용 유발, 부가가치 파급 등 경제적 효과가 3999억 원에 이르고, 고용인원은 1265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순이 백신산업 메카로 떠오른 것은 2007년. 사업비 251억 원이 투입된 ‘전남생물의약연구원’이 화순읍 내평리에 들어섰다. 이곳에는 국내 최대 백신제조회사인 ㈜녹십자와 ㈜R&D 바이오랩 ㈜바이오 FD&C 등 생물산업 관련 벤처기업들의 연구 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그 대표주자인 ㈜녹십자는 2005년 독감백신 원료생산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이래 화순의약산단에서 2008년 10월부터 독감백신 시제품 생산을 시작했다.

○ 신종플루 공포로 ‘화순 백신’ 유명세

지난해 9월 신종 인플루엔자A(H1N1)로 전 세계가 떨고 있을 때 화순군청 공무원들은 “화순에 가면 백신을 놔 줍니까”라는 전화를 받느라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바로 화순에 자리한 녹십자 독감백신 공장 때문. 녹십자 화순공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종 플루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몇 년 전만 해도 화순은 광주의 그늘에 가린 ‘베드(bed) 타운’ 정도로 인식됐다. 전남지역에서는 손꼽히는 석탄 산지였지만 지금은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폐광촌에 가깝다. 화순군은 신성장동력을 찾아 돌파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한 화순군 간부는 “2016년이면 폐광촌에 지원되는 보조금도 중단되기 때문에 살길이 막막했다”며 “무엇을 해서 먹고살지 고민하다 전남의 친환경 농작물과 해산물이 의약품의 좋은 원료가 될 것이라는 점에 착안했다”고 말했다.

화순군과 전남도가 생명 의학사업 유치에 발 벗고 나섰다. 백신산업 유치를 위해 전남대 의대 교수를 주축으로 연구팀이 꾸려졌고 연구원들은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와 기업들을 찾아다니며 “원하는 연구개발(R&D)이 무엇인지 말하면 내 전공이라도 바꿔 꼭 해주겠다”고 설득하고 다녔다. 국내 의약계 선두주자인 녹십자가 강한 의지를 보이며 사업자로 응모해 백신사업의 물꼬를 텄다. 녹십자 관계자는 당시 “수도권에서 멀고 고급 인력 유치가 힘들어 화순에 투자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하지만 화순군이 독감백신의 대량 생산에 대한 의지가 워낙 강해 지경부와 자치단체 지원을 받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아시아 백신허브로 도약

유병규 화순군 군정발전기획단장은 백신산업특구 지정으로 △생물의약의 글로벌화 △지역 인프라 활용을 통한 백신, 메디컬 연구개발 및 실용화 △지역경제 및 국가경제 견인 등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표적 생물의약인 백신은 기존 합성신약의 치명적 부작용을 해소하고 암 치매 면역질환 등의 난치병 치료를 가능케 하는 차세대 의약품으로 꼽힌다. ‘치료의약’에서 ‘예방의약’으로 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예방백신의 필요성이 커지는 시점에서 화순이 그 중심에 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유 단장은 “독자적 백신 개발 및 대량생산을 통해 수입품 대체효과 및 세계 시장으로의 수출로 인한 경제적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화순의 우수한 인적 물적 인프라를 바탕으로 기업유치를 더욱 활성화하면 아시아 백신허브로 도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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