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물, 1초만 닿아도 아이엔 중화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2월 20일 03시 00분



■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화상 환자 연령대별 유형 10년 조사

건조한 시기엔 화상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화상은 누구나 늘 주의해야 하지만 연령별로 각별히 조심해야 할 화상이 구별된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화상센터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간 화상 환자 1만8909명을 조사한 결과 △30∼50대는 화염화상 △10대 미만은 열탕화상 △10, 20대는 접촉화상을 가장 주의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화상은 30, 40대에 가장 많이 발생했다.

○ 화염화상은 청장년층

‘화염화상’은 30∼50대 청장년층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40대가 49.2%(1646명)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47.6%(1540명), 50대가 46.6%(987명) 순이었다.

화염화상은 화재나 가스 폭발로 입는다. 대부분 밀폐된 공간에서 일어나므로 고온열기, 이산화탄소, 연소물질 흡입 등으로 흡입화상이 함께 발생한다. 보통 급속한 기도 폐쇄가 나타나지만 몇 시간이 지난 후에 흡입화상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

○ 열탕화상은 10대 미만

어린이들은 멋모르고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는 버튼을 누르다 열탕화상을 입기 쉽다. 정수기 온수는 섭씨 85도로 1초만 닿아도 큰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온수가 나오는 곳에 안전장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사진 제공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어린이들은 멋모르고 정수기에서 뜨거운 물이 나오는 버튼을 누르다 열탕화상을 입기 쉽다. 정수기 온수는 섭씨 85도로 1초만 닿아도 큰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온수가 나오는 곳에 안전장치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사진 제공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열탕화상’은 부주의하기 쉬운 연령대의 발생률이 높았다. 10대 미만이 76.9%(3960명)로 가장 많았으며 10대가 44.4%(352명), 60대가 34.9%(220명)로 뒤를 이었다.

주로 뜨거운 물이나 식용유, 수증기 등으로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가령 섭씨 60도의 물이 3초간 피부에 닿으면 깊은 진피나 피부 전층에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이보다 높은 68.8도의 물이라면 약 1초만 접촉해도 같은 깊이의 화상을 입게 된다.

일반적으로 100도에 가까운 수증기는 일반적인 열탕화상보다 상처가 깊다. 뜨거운 기름은 온도가 176.6도나 되므로 잠깐만 접촉해도 큰 화상을 입는다.

어린이 중 특히 4세 미만 영유아(44.2%)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열탕화상 시 화상 원인을 즉시 제거하고 생리식염수(2분 이내)나 흐르는 차가운 물(10∼15분)로 식혀준다.

전욱 한림대한강성심병원 화상센터 소장은 “맞벌이의 증가, 핵가족화로 영아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영아화상이 늘고 있다”며 “평상시 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물건을 영아 손에 닿지 않게 치우고 응급처치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접촉화상은 10, 20대


접촉화상은 20대(13.6%·293명)와 10대(11.7%·93명)에게서 많이 일어난다. 이는 활동량이 갑작스럽게 늘어나지만 접촉화상을 일으킬 수 있는 화기에 대한 주의가 부족하기 때문.

접촉화상은 뜨거운 철판, 다리미, 전기장판 등에 피부가 닿으면서 발생하는 화상으로 대부분은 3도 화상으로 진행하게 된다.

55도에서는 10초 동안, 60도에서는 5초 동안 접촉해도 깊은 2도 화상까지 진행한다. 40∼45도에서도 한두 시간 접촉하면 피부 화상이 일어난다. 손가락이나 관절 부위에 작은 부분이라도 화상을 입게 되면 화상이 깊고, 나중에 그 자리가 오그라들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들은 반사 신경이 느려 뜨거운 물체를 떼어내는 속도도 느리기 때문에 더 큰 화상을 입을 수 있다.

○ 전기화상은 30, 40대

전기화상은 전기 관련 업무상 재해가 많이 일어날 수 있는 30대(12.4%·401명)와 40대(9.1%·305명)의 발생률이 높았다.

감전되면서 발생하는 화상으로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낮은 전압에서도 화상을 입을 수 있다. 전기에너지에 의해 심장의 부정맥을 유발시켜 심정지를 발생시킬 수 있다. 근육을 수축시켜 뼈가 부러지거나 빠질 수도 있다. 또 외견상 보이는 화상보다 조직 안쪽에 손상을 주는 경우도 많다.

전기화상은 전류가 피부를 관통하므로 3∼4도 화상이 된다. 전기화상을 입으면 환자를 즉시 전원에서 분리한 후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피부의 열을 식혀주면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쇼크가 온다면 화기를 식히면서도 전체적인 체온을 높여줘야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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