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한파에 공사 중인 건물들도 ‘코트’를 입었다. 강추위는 콘크리트가 굳는 현상을 방해하거나 내부에 균열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콘크리트는 물과 시멘트가 만나 단단하게 굳는 ‘수화반응’으로 만들어진다. 수화반응은 주변 온도에 민감하다. 온도가 높을수록 반응이 빨리 일어나고 낮으면 굳는 속도가 느려진다. 온도가 너무 낮으면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굳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고경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기반시설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은 “기온이 섭씨 5도 아래로 내려가면 콘크리트가 잘 굳지 않는다”며 “이럴 땐 공사를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특히 올겨울처럼 기온이 하루 내내 영하에 머무를 때 콘크리트를 타설하면 내부에 작은 구멍이 생겨 향후 균열을 일으킬 수도 있다. 영하에서는 물이 어는데 시멘트와 반응하기 전에 얼면 콘크리트 내부에 작은 얼음조각인 상태로 존재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녹아 빈 공간을 남긴다. 빈 공간은 작은 압력에도 쉽게 무너져 전체에 균열을 일으키게 된다. 고 연구원은 “콘크리트를 만들 때 얼음이 생기면 수명이 40∼50%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공사 기간이 정해졌거나 공사를 미룰수록 비용이 높아지는 도심지 건축물은 따뜻해질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이때는 천막으로 건물을 둘러싸고 안에 열풍기를 가동해 콘크리트 제작 현장의 온도를 5도 이상으로 유지시킨다. 고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5∼20도가 콘크리트를 만들기 가장 좋은 온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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