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아직 네안데르탈인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한민족이 네안데르탈인과 혼혈일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화제다. 스반테 페보 독일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연구소 진화인류학부장팀은 중국 프랑스 파푸아뉴기니 아프리카 사람들의 유전자를 4만여 년 전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체와 비교 분석했다. 연구팀은 ‘현생인류의 일부 유전자가 네안데르탈인으로부터 왔다’는 연구결과를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페보 부장은 “5만∼8만 년 전 중동지역에서 혼혈이 일어났다”며 “아프리카에서 나와 중동에 도착한 현생인류가 이미 정착해 있던 네안데르탈인과 섞인 뒤 전 세계로 흩어져 지금의 아시아인과 유럽인, 멜라네시아인이 됐다”고 주장했다. 중동에서 네안데르탈인을 만났던 현생인류는 동남아시아와 중국 남부 해안선을 따라 한반도까지 진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현생인류는 아프리카에서 등장한 뒤 순수 혈통을 지켜온 게 아니라 이미 전 세계에 퍼져 살던 네안데르탈인 등 다른 인류와 유전자를 나누면서 진화해 왔다. ‘또 다른 현생인류 기원설’(다지역연계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이상희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 인류학과 교수는 “페보 박사팀의 연구는 현생인류가 아프리카에서만 유래했다는 학계 대다수의 생각과 거리가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현생인류의 이동경로, 네안데르탈인과 한국인의 가계도 분석 등을 ‘과학동아’ 3월호(사진)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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