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의 기사를 받아 편집해 노출하던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지난 2009년 1월 편집권을 언론사에게 되돌려주고 자리만 제공해 주는 방식의 뉴스캐스트를 선보였다.
언론사들이 제공해 주는 기사의 제목이 선정적으로 바뀌는 부분에 대한 염려를 없애고 언론의 순기능을 바로잡는다는 것이 취지였다. 또한 기사를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로 바로 갈 수 있도록 아웃링크까지 도입했다.
초기에는 언론사들에 ‘트래픽 폭탄’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며 기분좋은 출발을 보였다. 일부 언론사들은 뉴스캐스트 도입 전보다 트래픽이 7배나 늘어 때아닌 서버에 투자하면서도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점점 언론사들은 ‘트래픽 마약’에 중독돼 헤어나오지 못했고, 기사의 제목은 내용과 상관없이 ‘섹시, 매끈, 아찔, 탄력, 뒤태’ 등 눈뜨고는 차마볼 수 없는 자극적인 문구들로 변질돼 갔다.
네이버는 ‘옴부즈맨 위원회’를 내세워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했지만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 네이버가 뉴스캐스트 도입 전에는 언론사들로부터 제목을 왜 임의로 바꾸냐는 항의를 받았지만 이제는 언론사들에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하며 언론사를 압박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상황까지 연출되고 있다. 이러한 뉴스캐스트의 부작용에 대해 네티즌들은 끊임없이 지적한다.
커뮤니티 사이트의 한 네티즌은 ‘네이버 뉴스캐스트의 문제점’이라는 제목을 통해 “뉴스캐스트 도입후 함량미달인 기사가 너무 많다. 기사도 아닌 것을 헤드라인으로 올리기도 하고 기사의 기본인 기자 실명제도 없는 것이 허다하다”면서 “듣보잡 언론들의 클릭유도형 광고 기사부터 증거불충분 선동형 칼럼까지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고 밝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는 ‘시골의사’로 유명한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뉴스캐스트에 올라오는 언론사들의 선정적이고 유해한 제목들에 대해 꾸준히 일침을 가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도 지난 17일 ‘뉴스캐스트의 선정적 기사로 인한 불편을 해소하겠습니다’고 공지를 올리기도 했지만 명확한 대책을 밝히지는 않았다. 뉴스캐스트에 올라오는 자극적인 기사 제목들에 대해 트위터에서는 더욱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언론사와 네이버의 잘못을 두고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소모적인 논쟁을 떠나 순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서로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대책까지 거론되고 있다.
‘지존****’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선정적인 기사제목 줄이겠다고 뉴스캐스트에 들어오는 언론사의 수를 늘린 네이버의 안일한 생각으로 되려 자극적인 기사들만 더 늘어났다. 언론사들이 문제인 것은 맞지만 네이버 뉴스캐스트가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는 측면에서 (뉴스캐스트를)폐지하는 것은 어떨지”라고 말해 시선을 끌었다.
이에 한 트위터리안도 “포털사이트가 언론의 기능까지 다 가져갈 필요는 없다고 본다. 모든 서비스를 원활하게 할 수 있으면 좋지만 문제가 심각하게 나타났다면 재고해 볼 필요성도 있는 것 아니냐”고 동조했다.
특히 박경철 원장의 “선정적이고 유해한 사이트로 전락하는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포털에 대해 사회적으로 강력한 문제제기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말은 수많은 트위터리안들이 옹호하며 알티(트위터로 전파하는 것)를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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