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미래로!]신경계 문제 총체적으로 파악 어지럼증, 환자맞춤식으로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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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30일 03시 00분


세란병원 ‘어지럼증 클리닉’

밸런스 마스터를 이용해 어지럼증 환자의 균형감각 재활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장면. 세란병원 제공
밸런스 마스터를 이용해 어지럼증 환자의 균형감각 재활프로그램을 시행하는 장면. 세란병원 제공
10여 년 전만 해도 어지럼증은 평생 안고 살아야 하는 난치병으로 통했다. 환자 대부분이 복합적인 원인으로 인한 심한 어지럼증과 균형 장애를 호소했지만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고통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의학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어지럼증의 원인이 밝혀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난치병으로 인식됐던 어지럼증의 치료법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다른 증상 없이 단순히 어지럽다는 것은 균형 감각이 상실되면서 생긴다. 어지럼증에는 뇌나 중추신경계뿐만 아니라 말초신경과 내이(內耳·몸이 얼마나 기울어졌는지를 감지하는 평형기관과 듣기를 담당하는 청각기관) 등 신경계 전반과 연관돼 있다. 치료 과정에서도 그 원인을 통합적으로 분석하고 진단해야 한다.

세란병원의 ‘어지럼증 클리닉’은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어지럼증 전문 치료센터를 표방하고 있다. ‘어지럼증 클리닉’은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신경계 문제를 총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신경과 전문의들로 의료진이 구성됐으며, 뇌신경계 검사실과 균형감각 재활치료실 등 전문화 시스템을 갖췄다.

박지현 신경과 과장은 “어지럼증은 증상 그 자체도 심각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하는 낙상이나 우울증, 일상생활 장애 같은 합병증도 큰 문제로 꼽힌다”면서 “다양한 어지럼증의 원인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환자의 심리적 상태나 실생활에서의 어지럼증 위험도 평가까지 다각적으로 진단하는 것, 환자별로 특성화된 치료법을 시행하는 것이 어지럼증 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어지럼증 클리닉’은 특히 최신 의학기술을 신속하게 도입해서 발전시킨 것으로 잘 알려졌다. 주목할 만한 것은 ‘밸런스 마스터’를 이용한 균형감각 재활프로그램이다. ‘밸런스 마스터’는 환자의 동작을 인지해서 교정해주는 모션 컨트롤 시스템을 이용한 것으로, 앉기와 서기, 걷기, 상황별로 균형 잡기 등 화면에 따라 움직임을 반복해서 시행하고 훈련하도록 하는 재활치료용 운동기기다.

환자 스스로가 화면에서 지시하는 자세를 잡거나 움직임을 따라 하면서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을 되살리고 중추신경의 통합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

균형감각 재활프로그램은 어지럼증의 원인이 되는 신경계 문제들을 분석해서 구성한 것으로, 반복 훈련함으로써 균형감각을 회복하도록 할 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불안도 덜어줄 수 있다. ‘어지럼증 클리닉’은 만성어지럼증 환자의 92%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증상이 호전되는 치료 효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박지현 과장은 “많은 사람이 어지럼증을 겪고 있지만 치료가 어렵다고 여겨 제대로 된 진단도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면서 “질환 자체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며, 뇌신경계와 관련된 질환인 만큼 신경과 전문의를 통한 신속한 진단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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