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발달과 더불어 안과 분야의 의료기술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시력교정 분야 역시 성장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시력교정’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라식 또는 라섹 수술이다. 하지만 최근 백내장 수술에서도 시력교정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이것은 ‘회절식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이라는 첨단 의료기술을 이용한 덕이다.
백내장수술은 노화되어 탁해진 수정체를 없애고 인공수정체를 넣어 시력을 되찾아 주는 수술을 말한다. 종전에 사용되던 인공수정체는 하나의 지점에만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원거리에 초점이 맞는 수정체를 시술했을 경우 근거리를 볼 때는 돋보기를 사용해야 하는 불편이 뒤따랐다.
최근 개발된 회절식 다초점 인공수정체는 빛의 회절(回折) 현상을 이용해 망막에 도달하는 빛을 분산해서 근거리와 원거리, 중간거리 모두 안경 없이 잘 볼 수 있도록 개발된 인공수정체다. 수명이 반영구적이고 시술 후 눈부심 현상도 크게 줄었다. 또 어두운 곳에서도 비교적 뚜렷하게 물체를 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백내장과 노안이 있는 노인들이 이 수술을 받으면 증상을 한꺼번에 관리할 수 있다.
일산 새빛안과병원은 국내 최대 규모의 회절식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하는 병원으로 꼽힌다. 지난달 열린 ‘2011년도 대한안과의사회 학술대회 심포지엄’에서 이 병원의 회절식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에 대한 임상결과가 발표됐다.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년에 걸쳐 백내장 환자 258명에게 시술한 뒤 나온 살아있는 데이터였다.
병원 측이 낸 자료에 따르면 원거리와 근거리 시력이 모두 수술 직후부터 개선됐고, 40개월 뒤에도 시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권고 기준인 80%를 웃도는 실적이다. 수술 뒤 환자들의 안경 의존도 조사에서는 환자의 88.7%가 원거리의 사물을 볼 때 안경 없이 볼 수 있다고 응답했다. 근거리 활동 역시 환자의 83.4%가 안경 없이 책을 읽거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대답하는 등 원 근거리 모두에서 80% 이상의 환자들이 안경 없이 생활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회절식 다초점 인공수정체 삽입술의 대상자는 망막에 특별한 이상이 없고 백내장 수술을 한 뒤에 돋보기 착용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러나 망막에 이상이 있거나 난시가 심한 경우, 직업적으로 야간 운전을 하는 경우는 시술 대상에서 제외된다. 회절식 다초점 인공수정체 시술은 환자의 눈에 꼭 맞는 도수의 인공수정체를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 안과병원의 인공수정체 도수 계측 장비 및 인력의 우수성과 축적된 시술 노하우가 수술 결과를 좌우한다.
박규홍 새빛안과병원장은 “이번 임상결과는 아직 부족한 국내 회절식 다초점 인공수정체의 시술 결과를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데 도움이 됐다”며 “그동안 축적된 시술 사례와 질 높은 예후 관리로 연구 결과에 대한 객관성과 신뢰도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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