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이상묵 교수, 스마트 기기를 쓰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3일 17시 00분




불의의 사고로 전신 마비 장애인이 됐지만 활발한 연구와 강의로 '한국의 스티븐 호킹 박사'란 명성을 얻고 있는 서울대 이상묵 교수 기억하실 겁니다. 얼마 전 이 교수가 스마트 기기를 처음으로 사용해봤다고 하는데요. 이세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

지난 2006년 미국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지질조사를 하다 차량 전복 사고를 당해 전신이 마비된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의 이상묵 교수.

이 교수가 장애를 극복하고 다시 대학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데는 입김으로 작동하는 컴퓨터용 마우스와 전동 휠체어 같은 장애인을 위한 기술의 공 입니다.

다양한 장애인용 기술이 적용된 장비를 사용 중이지만 이 교수에게도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최근 열풍이 불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같은 스마트 기기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입김으로 작동하는 마우스는 USB 형태로 연결돼야 하는데 현재 출시된 스마트 기기들에는 이런 기능이 없습니다. 스마트 기기들이 두께와 무게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USB 포트를 스마트 기기에 만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가 정부와 함께 중증 장애인을 위한 태블릿 PC를 개발했습니다. 일반 태블릿 PC에는 없는 USB 연결 기능을 추가한 것입니다.

(인터뷰) 박정훈 삼성전자 책임연구원
"일반 중증 장애인들이 (스마트폰 같은) IT 장비를 쓰기 위해서는 장애인 기기가 IT 디바이스와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유선과 무선으로 그 연결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구현했습니다."

그동안 학생들이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던 것을 지켜보기만 했던 이 교수는 신기하단 표정으로 웃음을 지으며 연신 태블릿 PC를 사용합니다.

(인터뷰) 이상묵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 최근에 나오기 시작한 모바일 컴퓨팅 스마트 기기들은 장애인을 위한 접근성 장치들이 돼 있지 않은데 이번에 삼성이 만든 이것은 아주 혁신적이고 저 같은 장애인들에게 컴퓨터 뿐 아니라 모바일 디바이스까지 쓰게 해주는 개벽천지 하는 일이죠."

컴퓨터와 자동차, 휠체어처럼 역사가 긴 기기들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다양한 장애인 배려 기술이 적용돼 왔습니다. 이에 따라 중증 장애인들의 사용 역시 크게 확대됐습니다.

그러나 정작 가장 혁신적이고 많은 이에게 혜택을 가져다 준 기술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스마트기기에선 아직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거의 없는 것입니다.

(스탠드) 이세형 기자
스마트 기기가 인류에게 가장 편리하고 원활한 소통을 가능하게 해준 기술이란 평가를 계속해서 얻으려면 중증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 역시 소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동아일보 이세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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