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내장 환자 7년새 2배로 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8일 03시 00분


건보공단 2002~2009년 분석
계단 자주 헛디디면 의심을

당뇨병을 앓고 있는 강모 씨(77)는 최근 길을 걸을 때 옆 사람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시야가 좁아져 병원을 찾았다. 갑작스러운 안압 상승으로 인한 녹내장이었다. 1년 전만 해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질병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2년부터 2009년까지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02년 20만6982명이던 녹내장 환자 수는 2009년 40만1063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녹내장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눈 질환이다. 당뇨병성 망막증, 황반변성과 함께 성인 실명의 3대 원인으로 꼽힌다. 안압이 상승하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진행 경로다. 시신경 혈액 공급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기도 한다. 안압 상승이나 혈류 장애로 시신경이 손실되고 시야가 좁아지면서 말기에는 시력을 잃게 된다.

건보공단 분석 결과 녹내장 성별 환자 수는 2009년 기준으로 여성이 21만3219명으로 남성(18만7844명)보다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80대의 경우 남성이 3317명, 여성이 2266명, 70대는 남성과 여성이 각각 3079명, 2973명 등으로 고령대에서는 남성 환자가 더 많았다. 다만 60대 이하 연령대에서는 여성 환자가 더 많았다.

건강검진을 받는 인구가 늘어난 것도 녹내장 환자 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박종운 일산병원 안과 교수는 “과거에는 시야가 좁아지고 두통을 동반한 안통이 와도 피로나 노화로 여겼지만 지금은 건강검진을 통해 녹내장 진단을 받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80% 이상 손상되기 전까지는 자각 증상을 느끼기 어렵다.

계단을 내려갈 때 헛디디거나 사물에 대한 초점을 맞추기 힘든 현상이 자주 나타나면 녹내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 운전할 때 시야가 좁아져 옆 차선이 보이지 않을 경우에도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갑작스럽게 통증이 오는 급성 녹내장은 두통 오심 구토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녹내장은 유전적 요인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으므로 가족 중 녹내장을 앓는 사람이 있다면 정기 검진이 필수다. 근시인 사람에게도 녹내장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이현주 을지병원 안과 교수는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도 녹내장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까지 녹내장으로 손상된 시신경을 회복시키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최선이다. 녹내장 판정을 받은 후에는 약물을 통해 안압을 낮추는 치료법이 주로 쓰인다. 녹내장 진행 속도가 빠르다면 레이저 수술과 외과적 수술로 증상을 완화하기도 한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녹내장 의심 증상::
○ 계단을 내려갈 때 헛디디는 경우가 잦다.
○ 운전할 때 시야가 좁아진다.
○ 급격히 시력이 떨어진다.
○ 편두통이 잦다.
○ 머리가 아프면서 눈이 빠질 듯이 아 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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